AM OLED 산업의 성패는 결국 ‘대면적 패널’의 양산 기술을 조기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 이를 위한 기술 과제는 크게 세 가지. 유기·봉지 재료 기술과 핵심 공정장비인 증착·봉지 장비 기술, TFT 백플레인 기술이 그것이다.
우선 유기·봉지 재료 분야에서는 아직도 가장 취약한 쪽이 발광 효율과 수명을 보장하는 인광재료다. 인광재료는 기존 형광재료보다 발광효율이 네 배 이상 높은데다 수명도 길다. 인광재료는 현재 미국 UDC와 독일 노바LED가 원천 물질인 ‘이리듐 화합물’ 제조 기술부터 다량의 특허를 보유, 기술 진입 장벽이 높다. 주변 재료에 머물렀던 국내 업계가 최근 인광재료 국산화에 나서면서 적색·녹색 물질은 어느 정도 개발되는 수준이지만, 청색 재료는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김영관 홍익대 교수는 “청색 인광재료는 원천 기술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특허를 피하기 위해 대체 물질을 개발하거나 아예 출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심 공정 장비인 증착·봉지 장비의 국산화도 빼놓을 수 없다. 기판 표면처리에서 유기물 증착, 금속전극 증착, 봉지 작업에 이르기까지 일괄 공정을 소화할 수 있는 장비는 대면적 AM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핵심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세계적으로도 양산 장비가 3.5세대(730×460㎜) 수준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종래의 전통적인 증착·봉지 기술로는 기판의 휘어짐 현상이나 유기 물질의 도포 균일성, 정밀 세정 작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대규 순천향대 교수는 “내로라하는 해외 장비업체들도 이제 5세대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대형 AM OLED 장비에서는 우리나라가 기술 격차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국산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 국책 과제를 거쳐 수직형 증착장비와 수평형 증착장비를 시험 개발한 뒤 5.5세대급 양산 장비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TFT 백플레인 기술도 관건이다. 지금까지 주로 사용돼온 레이저 방식의 저온폴리실리콘(LTPS) TFT는 레이저 빔의 출력을 높이는 데 기술적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또 다른 비정질실리콘(a-Si) 방식은 기본적으로 대면적 AM OLED 패널에 적합하지 않다. 이에 따라 최근 LG디스플레이가 대체 기술로 촉매제를 쓰는 가열 방식의 기술을 개발했으나 양산 적용까지는 검증을 더 거쳐야 한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는 “기존 양산 기술들은 대부분 한계가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양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화소 패턴 형성 공정에 잉크젯 프린팅 등 새로운 대체 기술을 개발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