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OLED가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곤 있지만 최근 수요가 주춤하다 보니 시장의 관심이 덜하다. 솔직히 요즘은 LCD가 워낙 잘나가다 보니 상대적으로 묻히는 감마저 느껴진다.”(국내 패널 업체 관계자)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갈수록 LCD의 아성이 강화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AM OLED마저 소외되는 분위기다. 주력인 프리미엄급 휴대폰 시장 수요가 위축된데다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연구개발(R&D) 및 양산 투자가 소요되는 탓에 AM OLED는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이 원천기술에서 앞서 있는 해외 유수 기업들은 더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관심 가는 곳은 디스플레이 종주국인 일본의 행보다. 일본은 지난해 경제산업성 지원 아래 소니·샤프·도시바·파나소닉 등 유수 기업이 공동 참가하는 40인치 이상 대면적 AM OLED 패널 양산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여기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만 35억엔 수준. 민간 출연을 합쳐 오는 2012년 양산을 목표로 힘을 모으고 있다.
핵심 재료 기술로 들어가면 해외 각국의 선두 업체들이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형광 재료를 비롯, 정공주입·수송재료 시장 선두업체인 일본 이데미쓰는 최근 인광재료의 특허 출원을 대폭 늘리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 다른 일본 업체인 스메이션은 지난해 수명 1만시간에 달하는 청색 고분자 발광재료를 개발했고, 반도화학·신일철화학·도요잉크·후지사진필름 등 상당수 기업이 AM OLED 재료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인광재료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미국 UDC는 원재료인 전이금속 화합물 제조 기술부터 다량의 특허를 확보했고, 듀폰은 용액 공정용 저분자 재료를 개발 중이다. 독일 노바LED도 저전압 구동핀 OLED용 발광재료 시장에서는 이미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대규 순천향대 교수는 “AM OLED가 비단 평판 디스플레이 외에도 향후 면조명이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으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향후 AM OLED 시장이 성숙했을 때 공정과 재료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해외 종속도는 불 보듯 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