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정보통신의 날` 해법 나오나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같은 날 따로 열리는 ’정보통신의 날’을 분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국내 정보통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청와대 주재로 방통위와 우정본부, 행안부의 실무 담당자들이 모여 정보통신의 날을 방송통신의 날과 우정의 날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방통위와 우정본부가 서로 적자임을 주장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따로 개최한 ’정보통신의 날 쟁탈전’을 둘러싼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에 청와대가 중재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4월22일인 정보통신의 날을 우정의 날과 방송통신의 날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방통위와 우정본부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는 바람에 이견만 확인하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방통위는 새 정부 들어 정부 조직 개편을 통해 우정본부가 지경부 산하로 소속이 변경됐지만, 그 이전까지 우정본부가 방통위의 전신인 옛 정보통신부 산하 조직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4월22일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통위는 정통부가 주관하던 정보통신의 날을 승계한 상태다. 반면 우정본부는 정보통신의 날은 고종 임금이 우정총국 개설 칙령을 내린 4월22일을 기념해 생긴 체신의 날로부터 기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명칭을 우정의 날로 바꾸더라도 4월22일을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행안부는 현재 법정 기념일이 40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보통신의 날을 둘로 쪼개 추가로 법정 기념일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나름 일리 있는 논리와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는 양 부처의 정보통신의 날 쟁탈전을 종식할 수 있는 묘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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