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가는상생의길](16)웅진코웨이와 협력사 제성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웅진코웨이 협력사 제성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정수기 부품 사출인서트 자동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웅진코웨이 협력사 제성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정수기 부품 사출인서트 자동화 작업을 하고 있다.

 ‘품질·생산성 향상 지원은 물론이고 업계 최초, 무검사 납품에 이르기까지 튼튼한 상생 관계 구축.’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중심으로 국내 대표 환경 가전업체로 성장한 웅진코웨이(대표 홍준기)는 협력업체와의 상생 관계 구축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협력업체와 원가절감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6시그마’를 비롯한 선진 경영기법을 전수하는 등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주요 협력업체들과 ‘무검사’ 납품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주목된다. 협력업체의 일부 품목에 무검사 납품을 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전 품목에 무검사 납품을 추진하는 것은 업계 처음으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제성(대표 유인옥)은 웅진코웨이 정수기·공기청정기·비데·연수기 등 주력 제품의 외장재를 만드는 전문 사출·성형 협력업체다.

 지난 1998년 7월, 웅진코웨이 협력사로 합류한 후 현재 웅진코웨이 전 제품의 외장재 50%를 생산하는 대표 협력사로 자리 잡았다. 이 회사는 웅진코웨이와 부품 가격 인하 및 규격화를 바탕으로 원가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상생을 실천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그룹비용혁신(GCI:Group Cost Innovation)’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반으로 물량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유인옥 사장은 “납품 초기에는 제품 불량률이 10%를 상회했지만, 웅진코웨이와 공동으로 자동화 및 원가 절감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현재는 0.2% 수준까지 낮췄다”며 “기술력과 인력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짚어주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한 웅진코웨이의 상생 노력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제성의 GCI 프로젝트는 웅진코웨이의 전략구매팀과 환경기술연구소 직원들이 함께 ‘가치기술아카데미(value engineering academy)’를 구성하고 최적의 원가 절감 방법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생산, 구매 등 90명에 달하는 제성 전 직원이 일주일에 두 번씩 혁신 활동을 펼쳤다. 웅진코웨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구매팀 직원을 파견, 현장의 목소리를 취합하고 컨설팅 비용을 지원했다.

 결국 제성은 사출-인쇄-조립-라벨링-후공정 등의 공정을 인라인 시스템으로 한자리에서 처리하도록 해 15%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웅진코웨이가 주문 물량을 늘리는 것으로 화답한 것은 물론이다.

 제성은 불필요한 부품을 최소화하고 과잉 스펙을 조정해 제조 원가도 크게 절감했다. 또 웅진코웨이가 무상으로 지원한 6시그마 교육 및 해외 우수 사례 벤치마킹으로 자동화도 실현, 생산성을 다섯 배 이상 향상시켰다.

 이 같은 상생 협력을 기반으로 제성은 ISO 9001 및 14001 인증을 획득하고, 전동 사출기 등 최신 장비도 적극 도입해 종합 사출기업의 틀도 갖추게 됐다. 또 물류시스템 개편과 재고 회전율 향상 등 제조 혁신을 통해 경쟁력 강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을 기반으로 제성은 지난 1월 웅진코웨이 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돼 캄보디아 우물파기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또 웅진코웨이의 아이디어 제안 제도인 ‘상상오션’을 분양받아 지난 2월부터 내부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인터뷰 : 유인옥 제성 사장>

 “이제 제성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무검사 납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그동안 상생으로 쌓아온 신뢰가 큰 바탕이 됐습니다.”

 유인옥 사장은 웅진코웨이의 상생 노력을 바탕으로 사출 전문기업에서 가전 OEM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GCI, 6시그마 등 생산 혁신과 품질 향상을 위한 웅진코웨이의 컨설팅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며 “여러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전 직원의 노력이 어우러져 이뤄진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상생 협력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업계 최초로 시도되는 무검사 납품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

 유 사장은 “그동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초부터 웅진코웨이 품질보증팀과 무검사 납품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며 “진행 상황이 좋아 이르면 7월부터 무검사 납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작년 240억원 선이던 매출도 올해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단순 사출 협력업체에서 탈피, OEM 전문 업체로 진화한다는 목표다.

 유인옥 사장은 “해외 수출이 크게 늘고 있는 웅진코웨이의 성장에 발맞춰 대표 협력업체로서 기술력 향상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 같은 노력을 인정해 웅진코웨이도 주문 물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진정한 상생 실천을 위한 조건으로 “중소기업의 부족한 인적 자원과 인프라를 지원하는 대기업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협력업체들의 품질 향상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웅진코웨이의 상생 협력>

 글로벌 환경 가전업체로 도약하고 있는 웅진코웨이는 매년 만족도 조사를 거쳐 협력업체의 불만족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등 협력업체와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GCI 프로젝트. GCI는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고비용 부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대체하고 표준화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것이다. 또 협력업체 직원들과 공동으로 프로젝트 팀을 꾸리고 최적의 원가절감 방법 도출을 위해 외부 컨설팅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그동안 대기업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무조건 저가 납품 업체로 공급처를 바꾸거나, 해외 업체를 활용하는 데에서 탈피해 장기적인 상생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 같은 성과를 협력업체와 공유하는 것도 돋보인다.

 웅진코웨이는 또 협력사 선정 시 친환경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그린파트너 인증제도’를 갖춰,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부응하는 협력사 관리 체계도 갖췄다. 특히 주요 협력 업체들과의 상생 성과를 매년 한자리에서 모여 평가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코웨이 파트너스데이(Patner’s day)’에서 1년간의 수고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우수 협력업체에 감사패도 증정한다.

 지난해에는 홍준기 사장과 임직원 및 155개 협력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4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우수 협력업체로 선정된 13개사 대표들은 웅진코웨이 직원들과 ‘캄보디아 우물파기’ 봉사활동에도 참여, 나눔의 기쁨을 함께했다.

 웅진코웨이 측은 회사 임직원만이 아닌 협력업체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협력사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은 “협력업체와의 상생과 나눔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며 “어려운 경영 여건이지만 상생 경영 지원을 대폭 확대해 당사와 협력업체가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