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다국적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선도하고 있는 공급자관계관리(SRM)솔루션 시장에서 국내 중소업체가 자체 개발한 SW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 화제다.
송재민 엠로 사장은 5일 “2005년 구매영역에 특화한 SRM 솔루션을 개발, 외산 솔루션을 쓰던 대기업들에 우리 제품을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며 “2005년 1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을 지난해 160억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가 추정하는 지난해 국내 SRM솔루션의 시장 규모는 350억∼400억원. 이 가운데 40% 가량은 엠로가 공급한 셈이다.
실제 엠로는 지난 3월 LG그룹의 구매관련 프로젝트 구축 사업자 선정을 비롯해 삼성·현대기아자동차·SK·KT·포스코·두산·대우조선해양·하이닉스 등 대기업에 잇따라 공급실적을 내고 있다.
차별화 포인트는 ‘대기업과 관계사들의 상생을 돕는 SW’다. 대기업이 협력업체 선정·계약·정산 등의 기능과 업체 평가·관리 등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제품 공급에서 컨설팅까지 도맡아 진행한다. 고객사가 SW 사용으로 실제 비용절감효과를 체감해 ‘입소문’ 만으로 레퍼런스(실적)가 쌓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SRM 솔루션 업체가 국내 영업권을 넘기는 대신 자사제품을 유통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송 사장은 “대기업 벤치마크테스트(BMT) 때 맞닥뜨리는 경쟁상대인 한 외산업체가 최근 자사제품을 유통하라는 역제안을 해 놀랐다”며 “그간 그 업체와의 수주전에서 계속 이겼기 때문이지만,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좀 더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직 엠로의 브랜드 이미지가 낮아 자칫 자체기술로 개발한 SW 유통로를 차단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송 사장은 “처음부터 중소기업이 아닌 국내 대기업 고객사를 공략하는 등 정면승부를 택한 게 적중했다”며 “그간 내수시장에 한정해 제품을 공급했지만 향후 국내 대기업의 해외지사에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이름을 알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