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가전도 디자인이 경쟁력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가전 제품도 예뻐야 잘 팔리는 시대가 열렸다. 무미건조한 단색 위주에서 꽃 문양 등 다양한 디자인을 입힌 가전 제품이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운 국내 가전 제품이 현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 등 경기 불황기에 히트 가전의 흐름이 ‘기능’에서 ‘디자인’으로 ‘180도’ 바뀌었다.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미주 지역 최대 생활 가전 전시회 ‘KBIS’에서 대우일렉은 국내 디자인의 우수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백색 가전에 불규칙한 나선 모양과 모자이크 패턴을 입혀 관람객 눈길을 휘어 잡았다. 대우는 에어컨 외관에 처음으로 발광 다이오드(LED) 라이팅을 새겨넣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우일렉 측은 “화려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제품 문의가 많았다”라며 “경기가 불황이지만 미국 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양문형 냉장고 ‘지펠 퍼니처 스타일’고 화려한 디자인 덕분에 최근 누적 판매량 3만대를 돌파했다. 제품가격이 180만원대 이상의 고가지만 월 평균 1만대 이상 판매해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지펠 냉장고는 화이트 컬러 바탕에 분홍 빛깔의 아네모네 꽃 패턴을 무늬로 사용해 물감이 번지는 듯한 수채화 느낌을 살렸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김의탁 상무는 “‘지펠 퍼니처 스타일’ 출시 이후 지펠 프리미엄급 모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0% 가량 상승했다”라며 “가전 업계 처음으로 가구 같은 가전 디자인을 표방한 ‘퍼니처스타일’의 혁신적인 디자인이 제품 경쟁력을 높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디자인에 둔감했던 중소 가전도 디자인에 승부수를 건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쿠첸스는 네모 일색인 딱딱한 부엌에서 곡선미를 강조한 검은 콩 디자인 ‘블랙빈 IH압력 밥솥’이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쿠첸스 측은 “검은콩을 닮은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혼수 가전 수요와 맞물려 판매량이 지나 4월 전달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외관 색상도 블랙 컬러로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전면부도 깔끔하게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이 밖에 에코웰의 출시한 음식물처리기 ‘에코웰 3골드’도 빨간 바탕에 나비 문양과 꽃무늬를 넣은 디자인으로 음식물 처리기의 기존 이미지를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