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첨단의료단지 유치’ 막판 진통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결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시 등 지자체들의 막바지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시민 및 관계자들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기원하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결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시 등 지자체들의 막바지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시민 및 관계자들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기원하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평가 기준에 대전시가 문제를 제기했다.

 5일 대전시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 평가 기준이 평가항목 간 일부 상충돼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 국토연구원의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주 여건의 우수성 및 개선 가능성 △교통 접근성 및 개선 가능성 △우수 의료기관의 집적 정도 △국토균형발전 기여 효과 등 10개의 평가 세부기준을 제시했다.

 대전시는 이 중 ‘국토균형발전 기여 효과’라는 세부 기준이 광역시 등 대도시보다 중소 규모의 도시에 유리하도록 설정됐다며 반발했다.

 실제로 이 기준은 수도권 및 대도시의 이격 정도를 평가 내용으로 제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평가 기준대로라면 수도권은 물론이고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이 상대적으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 지표는 또 다른 지표인 ‘정주 여건의 우수성 및 개선 가능성’이라는 세부기준과도 상충한다.

 이택구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어떤 의도로 정부가 이러한 기준을 넣었는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의료 서비스 등이 이뤄져야 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특성상 대도시가 배후 도시가 돼야 하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보지 평가단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정부는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240명의 평가단을 구성하고 평가 하루 전 이들 중 4분의 1인 6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평가위원으로 참여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기획정책 전문가들은 평가단 구성 분야가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국토계획 등으로 구성돼 산업단지의 비전과 방향을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산업 및 기술정책 전문가가 크게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자칫 의사 등 의료인 중심의 의사결정에 따라 입지가 판가름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전시는 이와 함께 10개 평가 기준 중 정부가 유일하게 평가하는 우수 의료기관 집적 정도의 항목에서 평가 내용이 임상시험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의 집적정도만을 제시했다면서 더욱 구체적인 세부 평가 내용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정부가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공정하게 심사를 해야 한다”며 “오는 11일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열리는 첨단복합단지 지자체 실무자회의에 참석해 대도시와의 이격 정도에 관한 평가내용을 삭제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성일 보건복지부 첨단의료복합단지 특별법 시행준비단장은 “전국 16개 지자체들마다 상황이 달라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이미 1∼2년간 충분한 절차를 거쳐 위원회에서 결정됐으며, 법과 시행령에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평가 기준안 수정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