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누워 있으면 진맥을 하고 불편한 부위를 알아서 주물러주는 첨단 마사지 로봇이 국산화된다.
안마의자 제조사 대경산업(대표 이규대)은 생체신호 기반 마사지 로봇에 들어가는 안마모듈을 개발하고 관련기술을 이용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과제로 개발한 신형 안마모듈은 모터 5개와 에어실린더로 3차원 공간을 자유로이 주무르면서 인간의 손에 버금가는 정교한 안마동작이 가능하다. 모터 3개로 구성된 일반 안마모듈은 동작이 너무 단순해서 사용자가 쉽게 식상해지는 단점이 있다. 현재로선 일본 파나소닉의 최고급 안마의자에 들어가는 안마모듈(모터 4개)이 가장 정교하다. 대경산업은 이보다 자유도가 한단계 더 높은 ‘기계손’을 개발한 셈이다.
대경산업은 신형 안마모듈에 맥진기능을 덧붙인 세계최초의 생체신호 기반 마사지 로봇을 내년 하반기에 대당 700만원대로 출시할 계획이다. 한의사가 진맥으로 병증을 알아내듯 안마의자에 첨단 맥진기를 접목시켜 마사지 방법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우선 사용자가 안마로봇에 앉으면 체형인식시트가 키와 신체 폭을 측정하고 맥진결과에 따라서 어느 부위의 경락(지압점)을 몇번이나 주무를지 결정한다. 다음은 안마사의 손에 버금갈 정도로 정교한 기계손이 목 뒤에서 종아리까지 곳곳을 시원하게 주무른다. 기계손은 압력감지 센서가 내장돼 사용자의 근육경직도를 인식하고 마사지 과정에서 사용자의 비만정도에 따라 압력을 조절한다. 안마를 받으면서 전용 모니터로 TV시청, 인터넷 서핑도 가능하다. 대경산업은 사람의 체형을 인식하고 부위별로 정확히 자극을 주는 마사지 로봇의 핵심기술을 1인용 안마의자 외에 소파, 침대 등으로 널리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연간 7∼8만대 규모이며 일제 수입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송재훈 대경산업 연구소장은 “마사지 로봇이 완성되면 일본업체들이 석권해온 최고급 안마의자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이제 의자나 침대를 가구가 아니라 로봇이라 부를 날도 머지 않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