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반도체 기업들이 모처럼 기지개를 폈다. 최근 첨단 공정에 기반한 우수한 성능과 가격도 저렴한 국산 아날로그 반도체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업체마다 올해 매출을 3배, 많게는 40배까지 늘려 잡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마이터스·디엠비테크놀로지·동운아나텍 등의 팹리스는 전력관리칩(PMIC)·백라이트유닛(BLU) 인버터·자동초점(AF) 구동칩 등 각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군에서 맥심·TI·아나로그디바이스 등 외국 기업과 경쟁, 올해 3∼40배의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
지난 2∼6년 동안 각 응용 분야에서 꾸준하게 활동해 온 팹리스들은 연구개발·기술 지원 노력이 올해 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자신했다. 특히 일부는 국내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 기반한 우수한 제품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외국 경쟁 업체들이 독점해 온 PMIC·AF 등 세계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디엠비테크놀로지(대표 유태하)는 4월 말 누계 매출 25억원을 기록, 작년 매출(35억원)의 70%를 달성했다. 이 회사는 작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매출 150억원의 목표를 세웠다. 2002년 설립된 이 회사는 해외 영업망 확보와 현지 기술 지원 덕분에 일본 로옴 등과 경쟁해 대만 유수 LCD TV 업체에 LCD BLU 인버터를 상반기 공급하기로 하는 등 성장세를 탔다.
실리콘마이터스(대표 허염)는 4월 말까지 LCD PMIC로 매출 약 30억원을 기록, 이미 작년 매출 5억원을 넘어섰다. 설립 2년 만에 작년 하반기 처음 양산한 이 회사는 맥심·TI·ST마이크로 등 외국 경쟁 업체에 비해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올해 40배 성장한 200억원 매출을 달성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신모델이 늘어났으며, 새 대형 거래처를 확보해 하반기 공급하기로 했다. 차기 모델을 신속하게 제공해 세계 PMIC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동운아나텍(대표 김동철)는 지난 2년간 전량 내수용으로 생산한 휴대폰용 카메라 AF 구동칩의 매출이 내달 일본·대만에서 본격화해 수출 비중이 15∼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AF 구동칩 시장에서 아나로그디바이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내달엔 BLU용 LED 드라이브칩도 양산, 지난해에 비해 3배 성장한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레이디오펄스(대표 왕성호)도 홈네트워크·에너지 관리·헬스케어 장비 등의 응용 분야에서 지그비칩 솔루션 시장이 5년 만에 본격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0억원에 그쳤던 지그비칩 솔루션 매출이 올해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 측은 “통신사 등이 지그비 기술을 크게 주목하면서 영업 지원 활동이 올해 매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