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구(IMF)는 2014년까지도 우리나라가 1인당 명목 국민소득(GDP) 2만달러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GDP는 1만5000달러에 못미치며, 물가 상승률은 2010년부터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소득은 줄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5일 국내외 경제예측기관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 가운데 한국편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향후 5년 스테그플레이션 예고=IMF는 한국이 2007년 1인당 GDP 2만1695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1만9231달러로 줄고, 올해는 지난해 대비 4분의 3 수준인 1만4945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1만5192달러로 반전하나 상승속도가 완만해 2011년 1만6067달러, 2012년 1만6866달러, 2013년 1만7839달러, 2014년 1만901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1인당 GDP는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3개국 가운데 32위까지 처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국보다 1인당 GDP가 적은 국가는 체코(1만7630달러)와 대만(1만7040달러)이었으며, 올해는 대만(1만4365달러)이 유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IMF는 미국은 올해 1인당 GDP가 4만5550달러, 룩셈부르크 9만4417달러, 스위스 6만1741달러, 일본 3만9115달러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향후 5년간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의 물가 상승률로 고통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IMF는 2008년 물가상승률 4.7%로 선진국 중 네번째로 높았던 한국이 올해는 1.7%로 아이슬란드(10.6%)와 몰타(1.8%)에 이어 공동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물가상승률은 3%로 33개국 중 최고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207억달러, 2010년 221억달러, 2011년 241억달러, 2012년 259억달러, 2013년 250억달러, 2014년 281억달러로 향후 5년간 200억달러 수준의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관적 전망의 이유=이런 관측의 이면에는 우선 달러 강세, 이로 인한 원화 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된다는 전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기관들이 예측한 환율을 1300원대로 잡을 경우 국민소득이 18%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1월 평균 환율이 1346.10원, 2월 1388.85원, 3월 1415.22원을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자리잡는가, 아니면 1100원대로 잡느냐에 따라 GDP의 변동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2.2% 경제성장률이 나왔지만,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2007년 929.20원에서 지난해 1102.60원으로 오르면서 국민소득이 2만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결국 환율에 의한 GDP 감소라는 착시현상이 일부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IMF가 자료를 만든 시점이 지난 2, 3월 ‘환율위기설’에 입각해 확대 해석했을 경우 이같은 비관적 전망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의 경우도 우리와 비슷한 스테그플레이션을 겪을 것이라고 예고한 것도 이같은 IMF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이 1000원 안팎에서 정리된다면 이같은 우려는 순식간에 불식시킬수 있다는 것이 재계 시각이다.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쉽사리 출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섞여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한국과 대만 등 신흥선진국가의 경제 호전 기미 등도 반영되지 않아 이번 전망치가 ‘참고자료 수준’으로 평가절하하는 움직임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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