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외 조세 피난처를 이용한 세금 탈루 행위에 강력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해외 영업 활동이 많은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구글 등 주요 IT 기업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세금을 회피할 수 있게 돼 있는 현행 세법을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해외에서의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 IT 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실리콘밸리 리더십그룹’ 최고경영자(CEO) 칼 과디노는 “미 행정부의 과세 방침에 근거하면 미국 기업인들이 600억 달러 이상의 재정적 부담을 안아야 하고 이는 해외에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휴렛패커드(HP)와 오라클, 시스코시스템즈 등 미국 주요 IT 대기업들은 기업별로 통상 한해 매출이나 수익의 절반 또는 그 이상이 해외 영업 활동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IT 경영인들은 “오바마가 대선 공약을 통해 이미 조세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언급했던 게 사실이지만 취임 이후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감안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IT 기업들은 현재 해외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당사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으나 미국에서 보다는 세율이 낮아 상당한 혜택을 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구글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해외 ‘조세 피난처’ 세제 개혁이 시행될 경우 지난해 수익에 근거, 10억 달러의 추가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글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번 세제 개혁 방침에 대해 “지금으로선 뭐라 평가하기가 이르다”며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