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글로벌 경기 침체의 진원지인 미국 시장에서 국내 가전업계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올 1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20.3%, 판매량 기준으로 18.2%의 점유율을 기록해 2007년 이후 9분기 연속 드럼세탁기 시장 1위를 지켰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가로 16.9인치(약 43cm) ‘스퀘어 도어’를 적용한 17kg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앞세워 1천100 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2008년 1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1.2%p가량 차이가 났던 LG전자와 월풀의 드럼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5.7%p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미국 전체 세탁기 시장에서 드럼 세탁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44% 정도다.
냉장고 시장에서도 LG전자는 1분기에 3도어(프렌치도어) 시장에서도 판매량 기준으로 19.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지켰다. 전체 냉장고 시장에서는 지난해 6.1%를 기록했던 점유율이 1분기에는 7.1%로 올라갔다.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1분기 미국 가전시장에서 올린 실적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3조 4천8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보다 4천억 원 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도 1천627억 원으로 179억 원 증가했다.
환율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시장 확대 효과가 뚜렷하다.
지난해부터 북미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삼성전자는 매출액 규모에서는 경쟁사들에 뒤지지만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드럼세탁기가 잇따라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시장 확대 발판을 구축하고 있다.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지난해 10월 미국 소비자 조사기관 JD파워&어소시에이츠가 발표한 가전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1천 점 만점에 819점으로 업계 평균 786점을 웃돌며 1위를 차지했다.
디자인과 기능에서 친환경적 요소를 강조한 드럼세탁기(모델명:WF448)도 미국 주부들이 가전제품을 살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잡지로 알려진 ’굿 하우스키핑(Good Housekeeping)’ 4월호에서 베스트 드럼세탁기로 선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로 미국 가전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불황일 때 쌓은 브랜드 가치가 미국 시장이 회복됐을 때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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