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M&A 통해 활로 모색

 ‘기업인수합병(M&A) 전문가를 모십니다’

 델이 기업 인수 합병을 담당할 임원을 찾아 나섰다고 6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델은 투자 은행과 기술 산업 분야에서 활동했던 베테랑들을 대상으로 최고 M&A 책임자 면접을 보고 있으며 내달 중 채용자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델에는 지금까지 M&A를 전담하는 자리가 없었다. 인수 합병을 활발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있었던 가장 큰 인수 건은 2007년 말 스토리지 업체 이퀄로직을 14억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올해 초 이퀄로직에 대한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델에서 M&A 관련 업무를 맡은 것은 브라이언 글래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산하 그룹이었다. 새로 델에 자리를 잡을 M&A 책임자는 브라이언 글래든 CFO 밑에서 일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소식통은 마이클 델 CEO가 직접 나서 그룹 내에서 M&A를 집중 전담할 임원을 챙기고 있다고 밝혔다. 델은 2006년 HP에 세계 PC판매업체 1위 자리를 내준 뒤, 올해 1분기 미국 내 PC 판매량에서도 HP·에이서에 밀려 3위로 고전하면서 쇄신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초에는 두 명의 수석 부사장급 임원인 제품사업부문장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물갈이하고, 일반 소비자 제품군을 강화하는 구조 개혁을 단행했다. 하지만 매출의 80% 가까이를 차지했던 기업 고객의 PC 수요가 크게 감소하며 사면초가에 처했다.

 M&A에 대한 델의 태도 변화는 활로를 찾기 위해 델이 새로운 출구가 필요하다는 월가의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월가는 90억달러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델에 인수합병을 통해 다른 사업에 뛰어들 것을 권유해 왔다. 이에 따라 브라이언 글래든 CFO가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해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