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 1600원대를 위협했던 환율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매수 확대 등으로 1200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원화하락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원화가 제자리를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1200선까지 하락하면 수출 선단 핵심인 국내 IT기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쟁상대인 일본과 중국과의 차별성이 없어져 고전이 예상된다.
◇환율 하락 지속 예상=원달러 환율은 6일 장중 한때 126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인 작년 9월 12일 기록한 달러당 1109.1원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한때 1570원까지 갔던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환율 하락의 원인은 역외에서 국내 주식 및 원화가치에 대해 재평가를 하고 있고 이머징 통화중에서는 원화가 매력적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해소되면서 외화 자금시장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환율하락의 한 원인이다. 외화 자금시장이 개선되면서 이제는 오히려 환율급락을 경계할 때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나 GM의 파산 여부 등 변수가 있지만 시장에 널리 퍼져있는 긍정적 분위기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수출기업 비상=이같은 환율 하락은 분명 국내 수출기업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내려가면 그동안 IT와 자동차 등 고환율 수혜 업종의 하락속도 조절 가능성도 제기됐다. IT부문의 달러하락세에 따른 부진을 다른 산업에서 보완하지 못할 경우 이중 침체를 일컫는 더블딥 가능성도 나오는 형국이다.
맥쿼리증권은 6일 보고서에서 “현재 원달러 환율이 1274원선인 만큼 추가하락은 제한적이겠지만 일본과 대만통화에 대한 절상폭에 주목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타깃 수준인 1274원에서 9%만 더 절상돼 1200원선까지 가면 올해 영업이익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영업이익 감소는 수출량 감소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환전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로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은 입히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실물경제가 회복된다면 수출량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환율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경제연구소의) 하반기 예상 환율인 1124원선까지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경기상황이 최저점을 벗어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감소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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