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소프트웨어 융합과 녹색성장

[미래포럼] 소프트웨어 융합과 녹색성장

 미국의 경제잡지 포천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의 2008년 매출과 순익을 보면 제조업의 대표 우량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GE는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9.5%였고 GM·포드 등 자동차 회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에 매출 면에서는 위 제조기업보다 훨씬 낮은 실적을 기록한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이익률은 괄목할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익률이 30%였고 오라클 25%, 구글은 20%를 기록했다. 이렇듯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속에서 전통 제조 기업은 매출과 순익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SW 기업은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꾸준한 성장을 함에 따라 사실상 SW는 지속가능한 녹색경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SW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에너지 고갈, 환경오염 등 전 세계적인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SW 산업 그 자체가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이미 친환경적 산업일 뿐만 아니라 기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SW를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화와 비즈니스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SW 산업의 육성과 적극적인 활용이야말로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녹색성장을 위한 SW 활용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SW와 제조업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 그린화다. 자동차 산업은 ‘지능형 변속기 시스템’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 ‘생산 시스템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 SW를 적용함으로써 지능형 차량(스마트 모터)을 구현할 수 있다. 조선 분야에서도 선박 건조 시 선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가스 유출 등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센서네트워크와 이를 통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도 SW가 핵심 솔루션으로 적용된다.

 둘째, SW와 서비스업의 융합을 바탕으로 한 그린화다. 원격검침, 전력부하관리 등 ‘전력관리시스템’에 SW를 활용함으로써 스마트 그리드가 가능해지고, 물품 제조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추적하고 실시간 리포팅이 가능하게 하는 데도 SW가 꼭 들어간다.

 셋째, SW의 유통체계를 그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방식인 SW 판매 및 시스템 구축 형에서 서비스모델로 전환함으로써 SW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모델’ 또는 ‘클라우드컴퓨팅’을 구현함으로써 SW를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만큼 빌려 쓰게 됨으로써 자원의 공유 및 물리적 이동을 줄여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산학연 그리고 정부 모두가 협력해 확실한 목표와 실천방안을 가져야 한다. 다행히 정부에서 녹색성장위원회를 발족해 녹색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선 기업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녹색성장을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고 정부는 원천기술 개발에 필요한 투자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 기업과 정부는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절약형인 신규 서비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함으로써 시장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각종 규제 등 법과 제도 관련 사항을 파악해 사업 수행에 문제가 없도록 신속히 조치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도 관련 학과를 신설, 확대해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해 내야 한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10대 제조업 분야를 모두 다 잘하는 나라는 없다고 한다. 우리가 잘 하고 있는 제조업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서비스업에서도 SW와 융합함으로써 녹색성장에 기여하고 이 분야에서 세계를 이끌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석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단장/skji@softwa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