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프리카
세르주 미셸·미셸 뵈레 지음, 이희정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전 세계가 경기침체를 이유로 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만큼은 예외다. 특히 해외투자, 그중에서도 아프리카를 겨냥한 투자에 매우 적극적이다. 지난 2000년도에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을 창설한 중국은 이후 매년 아프리카에 공적개발 원조를 확대하고 있다.
2007년 중국과 앙골라의 교역액은 253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앙골라에 50억달러 석유담보 대출도 제공했다. 중국 기업은 지난해 12월 구리가격 하락으로 경영난에 빠진 잠비아 코발트 생산회사 LCM 인수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국가들이 부패한 정권과 인권, 민주주의 후퇴 등을 들먹이며 발을 빼고 있을 때 중국은 역으로 아프리카에 파고들었다. 2006년 4월부터 2008년 1월까지 20개월 동안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해 원자바오 총리 등이 아프리카 31개국을 방문할 만큼 아프리카를 향한 구애작전은 적극적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걸까. 이 책은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향한 중국의 신식민주의 프로젝트를 소상히 다루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강력해진 중국의 입지를 확인하고 현지 반응을 살피기 위해 이 책의 지은이들은 1년 넘게 수천㎞를 달려 중국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취재했다. 중국의 ‘깡촌’에서 가죽소파가 놓인 아프리카 장관실까지, 위험에 처한 콩고의 숲에서 나이지리아의 가라오케까지, 수단의 송유관에서 앙골라의 철도까지 아프리카 15개국을 다니며 여러 일화를 수집해 아프리카를 정복하려는 중국인들의 모험담을 생생히 들려준다.
중국은 물론이고 아프리카를 넘보는 서구 강대국들의 야욕과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 각국 정부가 겪게 된 일들을 사실적으로 풀어낸다. 21세기 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의 대아프리카 정책은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로 끝날 것인가. 아프리카 현지 반응과 모습을 통해 추측하게 한다. 1만60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