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성 과학기술인력 육성과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여성 과학기술인력 채용목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과기 분야 연구기관의 여성 채용비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과기인력 신규채용 감소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경기침체에 따른 인원 감축으로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여성 과기인력 채용목표제 확대방안을 검토하고, 승진목표제를 연계해 실질적인 여성인력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7일 2008년 여성 과학기술인력 채용목표제 추진실적을 점검한 결과, 전체 99개 대상기관의 신규채용인원 569명 중 여성이 126명으로 2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의 24.6%보다 2.5%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분야별로 보면 47개 공립연구기관이 2007년 62.4%에서 2008년 52.2%로 10.2%p 감소해 가장 크게 줄었으며, 8개 정부투자연구기관도 13.6%에 그쳐 2007년보다 9.9%p 감소했다. 반면 19개 국립연구기관과 25개 정부 출연연은 각각 2.3%p와 1.5%p씩 소폭 상승했다.
또 2008년 정부 출연연 채용목표제 달성도 평가 결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7개 기관이 만점인 1점을 얻었다. 1점 배점을 얻은 기관은 2007년의 9개에서 2개가 줄었다. 출연연 전체의 2008년 여성채용 목표비율은 17.1%였으며, 실제 채용목표제 달성비율은 16.5%로 목표대비 96.5%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채용목표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전년보다 오히려 여성 채용비율이 감소하고 있어 정부가 목표로 한 여성 채용목표비율 30%를 달성하려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여성인력의 활용 측면에서는 지난해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승진비율이 3.6%로 전년 대비 1.6%p 증가했다. 그러나 선임급(21%)에 비해 책임급(7%)으로의 여성 승진 비율이 저조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진출을 더 확대하기 위해 채용목표제 대상기관을 현재 99개 외에 지방자치단체 연구소, 국공립 이공계 대학 등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출연연 기관평가 시 직급별 승진목표제 실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여성채용목표제와 승진목표제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난해 과기 분야 여성 채용비율이 낮아진 것은 경제여건으로 인해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은 것”이라며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실질적인 진출 확대를 위해 국공립대학 교수 등 여성들이 진출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정부가 길을 터 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이르면 올해부터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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