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부터 CJ제일제당의 최고정보관리자(CIO) 겸 최고프로세스관리자(CPO)를 맡게 된 이상몽 상무. CIO로서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국내 최고의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대표 식품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료, 제약,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상무는 사업부문별로 전국에 걸쳐 방대하게 구성돼 있는 회사의 공장, 영업지점, 물류센터 등 내부 조직은 물론이고 판매 거래처, 자재 공급업체 등 협력업체들과 유기적으로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 곧 비즈니스 경쟁력과 연관된다고 판단, SCM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한다.
이 상무는 지난해 부임하자마자 효율적인 SCM 운용을 위한 코어ERP를 구축해 가동하는 데 매진했다. 올해 6월까지는 지난해 10월부터 가동 중인 코어ERP 운용을 정착시킬 예정이다.그리고 현재 SCM 마스터플랜 수립을 시작으로 SCM 고도화 작업에 대대적으로 나선다. 또 해외 바이오 제품 생산과 판매 부문을 통합하는 ERP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제약 사업 분야에도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에 맞춰 별도의 특화된 ERP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그는 SCM을 지원하기 위해 ERP를 중심으로 각 현장에서 필요한 관련 시스템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운영돼야 한다고 본다. 이뿐 아니라 그는 기업의 의사결정을 빠르고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통합커뮤니케이션(UC) 환경 구축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사업별로 6개의 BU(Business Unit)가 조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소재, 식품, 신선, 사료, 제약, 바이오 등 모든 사업이 별도의 회사로 운영될 만큼 사업 성격이 다르죠. 이 때문에 비즈니스 성과와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객의 요구를 신속히 파악하고 프로세스 개선과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의 가치창출에 기여한다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이 상무의 전략은 간단명료하다. 코어ERP를 중심으로 SCM을 운용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업별로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이 결코 녹록지 않다.
6개 사업 분야별로 이들의 업종은 각기 다르다. 분야별 사업거점수도 방대하다. 국내는 공장 18개, 본사 및 영업거점 28개, 18개 물류센터, 자회사 6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도 16개 국가에 공장 4개, 해외법인과 사무소 21개가 있다. 이들의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그 표준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 이 상무의 가장 큰 관심 사항이다.
그는 이미 지난 1년여의 기간 동안 많은 계획을 실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가동해서 사용하고 있는 코어ERP를 활용해 시장 수요예측에서부터 물류, 생산, 구매까지 연계해 업무가 수행되도록 했다. 또 관련 정보는 업무별로 연계했고 협력업체들도 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상무는 “지금까지는 임직원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역량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 왔지만 이제는 표준 프로세스에 맞춰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업무가 수행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시켰다”며 “글로벌 ERP 구축을 통해 해외 법인들까지 모든 정보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코어ERP 업그레이드 작업을 완료할 경우 업무효율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ERP를 통해 수요예측에서 판매계획수립, 생산, 구매, 물류, 영업에 이르기까지 업무별로 ‘먼저, 제때, 빨리, 자주’라는 비즈니스 스피드 핵심 요소에 맞춰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 모바일 업무 환경 구축=이 상무가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작업만큼 중요시하는 것이 있다. 바로 조직 간 커뮤니케이션의 효율화다. 사업별로 생산, 구매, 마케팅, 영업, 관리 조직들이 국내와 해외에 산재돼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의사결정 수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폴리콤의 데스크톱 영상회의 시스템을 대거 구축, 회의를 위한 출장을 줄여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브라질, 중국, 인도 등의 해외 현장에 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현지인들의 변화관리 교육 등을 원격에서 수행하고 있다.
이 상무는 “국내에서만 한 달 평균 공식적으로 3250건, 5800시간의 회의를 진행하는데, 지방에서 회의에 참석할 경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면서 “해외는 더 심각한 수준이었는데, 영상회의를 통해 업무처리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고 경비절감은 물론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빨리 전달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모바일 데스크와 UC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장활동 강화와 전 직원들의 빠른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을 위해 모바일 데스크도 구축, 운용 중이다. 현재까지 톱다운 방식으로 임원급부터 사업부장급까지 80여명이 사용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또 군내 및 해외 모든 사업장의 전화기도 인터넷폰(IPT)으로 교체하고 있다.
◇ 이상몽 상무는
1986년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삼성그룹에 입사해 제일제당에서 1991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그룹사인 삼성SDS에서 2008년도까지 근무했다. 지난해 6월에 다시 CJ제일제당으로 옮겨와 프로세스 혁신과 IT 부문의 최고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