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장들 "경기저점 진입 판단 일러"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정부 및 민간부문의 주요 경제연구기관장들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경기 저점 진입론과 회복 낙관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과잉 유동성 논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은 하되 당분간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12개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기관장들은 이날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이윤호 지경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현재의 경기상황과 정책방향에 대해 이런 견해를 제시했다.

대표 발제에 나선 오상봉 산업연구원(KIET) 원장은 “침체 속도가 완화되고 있으나 저점 진입 및 회복을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향후 우리 경제는 U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여타 연구기관장들도 대부분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완만한 U자형 회복을 예상했다.

과잉 유동성 논란에 대해서도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여러 기관들은 현 금융상황에 대해 “통화가 제대로 유통되지 않고 있고 수요회복도 완전하지 않다”면서 과잉 유동성을 걱정하기보다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지경부는 전했다.

다만 연구기관장들은 경기 회복시 현재 늘어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시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과 투기자금 유입, 달러화 약세 등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적어도 연내는 세계 경제 침체로 수요회복이 확실하지 않아 지난해와 같은 급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연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50달러대 수준에 머물 것이며 하반기 유가도 배럴당 50달러대 중반에서 60달러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게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전망이다.

연구기관장들은 또 하반기로 갈수록 원화 약세 현상이 완화되고 각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속도의 조절과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주문했다.

이들은 이밖에 한국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들로 ▲가계부채 ▲실업문제 ▲기업 구조조정 문제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사전적 대응 필요성을 지적하는 한편, 내수와 해외시장의 균형있는 확대노력을 통해 한국 경제에서 내수의 비중을 늘릴 필요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포스코경영연구소,한국경제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국제무역연구원,SK경영경제연구원 등 7개 민간 경제연구기관 대표와 KIET와 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중소기업연구원 등 5개 국책연구기관장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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