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이후 대 중국 수출이 급락한 것은 반제품, 부품 등 중간재 수출의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2008년 한중간 가공단계별 교역구조 변화와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가공생산용 중간재 중심의 수출구조를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수출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만 해도 15.0%에 이르던 대중 수출 증가율이 10월 -3.5%로 떨어진 뒤 12월과 올 1월에 각각 -35.4%와 -38.5%로 급락했으며 그 이유는 대중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간재의 수출 감소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 이후 반제품, 부품·부분품 등 중간재가 우리의 대중 수출을 급속하게 끌어내렸지만 농축산품등이 대부분인 1차산품과 소비품 등 최종재의 수출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대표적인 중간재 품목은 석유화학제품, 철강재 등의 가공산업용 원자재와 전기전자부품, 기계부품 등이다.
이 같은 ‘중간재 의존형’ 대중 수출은 중국의 대세계, 특히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미국에 대한 수출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 그러나 대중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지난해 10월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의 비중은 77.9%로 하락했으며 올해 1월에는 다시 69.9%, 2월에는 68.8%까지 떨어졌다.
중간재 수출비중 감소는 곧 전체 대중 수출의 감소와 맥을 같이해 중간재 수출 비중이 70% 아래로 떨어진 올해 1월의 경우 대중 수출 감소율은 작년 동기 대비 38.5%에 달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면 중국에서 이를 가공, 조립해 완제품을 만든 뒤 미국을 비롯한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한·중간 교역구조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접어들어 올해 2월에는 그 폭이 -24%까지 확대되자 수출품을 만들기 위한 중국의 중간재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중국의 가공무역을 위한 중간재에 편중돼있는 한 앞으로도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면 동일한 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런 수출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동시에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대중 수출을 늘리는 방안은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 내 수출 및 투자거점을 중서부지역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소비수준의 향상과 수요의 다양화를 배경으로, 신선식품과 의류.패션제품, 화장품, 핵심 자동차부품, 기계 및 IT 제품을 중국 내수시장 진출확대 유망품목으로 꼽았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