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마켓코리아, 서버유통 추진

 삼성 계열 기업소모성자재(MRO)업체 아이마켓코리아가 서버 유통 시장에 진출한다. LG, SK 등 다른 그룹사와 달리 서버유통 사업에 직접 나서지 않았던 삼성이 서버유통에 가세함에 따라 시장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아이마켓코리아와 한국HP 등에 따르면 아이마켓코리아는 최근 한국HP에 x86서버 총판 사업권을 신청했으며, 현재 한국HP가 이를 검토 중이다. 아이마켓코리아는 한국HP 외에 다른 서버업체에도 사업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마켓코리아 측은 “서버 총판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한국HP와 협의 중이며 막바지 검토 단계”라고 확인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 그룹의 IT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SDS와 협력할 계획이다.

 한국HP 측은 “아이마켓코리아의 x86서버 총판 사업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기존 6개 x86서버 총판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의눈>

 삼성 계열인 아이마켓코리아의 서버유통 사업 진출은 보다 효율적인 서버 수급구조를 위한 차원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와 함께 단기간 내 외형을 키우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도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서버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삼성 그룹은 다른 그룹사가 LG엔시스, SK네트웍스, 코오롱아이넷 등을 앞세워 서버유통 사업을 벌이는 것과 달리 막대한 자체 물량에도 불구하고 직접 서버유통 사업을 전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x86서버를 그룹 계열사에 주로 공급했기 때문에 외산 서버를 유통하기엔 부담이 컸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x86서버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보다 효율적인 서버 수급구조를 갖추기 위해 계열사가 직접 서버유통에 나서는 구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마켓코리아 입장에서도 단기간에 외형을 키우는 데 서버유통은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삼성 그룹이 도입하는 x86서버는 삼성전자 서버만 연간 300억원 규모고, HP·IBM 등 외산 서버와 삼성SDS의 대외 사업물량까지 더하면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아이마켓코리아가 한국HP를 시작으로 주요 업체의 서버 총판 사업권을 연이어 획득한다면 단숨에 서버유통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간 삼성 그룹 서버 유통물량을 공급해 온 기존 총판사의 반발이 커 변수로 남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총판 입장에서는 ‘삼성’이라는 큰 고객사이트를 고스란히 넘겨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러한 정서를 감안해 한국HP도 아이마켓코리아의 총판사업 허용 여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동석·이호준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