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업계, 특화전략 `승부수`

 기업소모성자재(MRO) 전문업체들이 지독한 ‘성장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특화 전략에 나섰다. 계열사 해외법인에 대한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는가 하면,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밀착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구매 업무의 본질적 이슈에 집중하기 보다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키워드로 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한 위한 중장기 포석으로 풀이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마켓코리아(대표 현만영)는 지난해 4분기부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LED 등 삼성그룹 신규 계열사를 고객사로 끌어안고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유럽법인들의 MRO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구매 통합시스템 구축작업을 서둘러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월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아이마켓코리아가 다시 한번 매출 신기록을 달성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 조민준 상무는 “삼성SDI와도 업무 협의를 진행하는 등 해외 MRO 물량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법인의 구매통합시스템 탑재 등을 위해 앞으로 직원들의 파견도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취급고 기준으로 MRO 구매아웃소싱 국내 1위 기업인 서브원은 중소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서브원은 올해 채널 마케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특성에 맞는 구매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중기 밀착마케팅’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매정보 및 노하우가 부족한 구매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전국단위 구매 콘퍼런스를 진행하는가 하면 구매대행 정보 제공, 컨설팅 등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구매 비용절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신용보증기금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전자상거래 보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인적, 물적 담보 없이 신용평가만으로 구매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이로 인해 서브원은 지난 1분기에만 80개 중소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0% 이상 성장한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서브원 MRO 물량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약하다”며 “앞으로 중소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엔투비 역시 철강 구매대행 서비스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포스코강판 출신인 박종식 사장의 취임과 함께 지난 4일부로 포스코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포스코의 철강 원자재 구매대행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말에나 정확한 사업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KT 지분(30.31%)도 넘어오는 만큼 업무 효율성을 위해 조만간 조직개편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케이툴시스의 지분을 기존 50%에서 58%로 늘려 계열사로 편입된 KeP는 공구유통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KeP는 MRO 이외에 건자재, 물류 등으로 사업분야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