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일류화] 삼성전자 LGD, 기판 잠재력 충분

 기판 기술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휘어지는 특성을 살리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기술이다. 현재로선 만족할 만한 수준의 기판 소재가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

 국내 업계는 기존 유리 기판의 대안으로 금속박과 플라스틱 기판 등을 삼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금속박 기판에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컬러필터를 코팅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기존 장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양산성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05년 일본 스미토모사로부터 금속박을 공급받아 사용했지만, 지금은 국내 철강 업체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플라스틱 기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저온 공정이나 프린팅 공법에 적합해 향후 생산 원가 측면에서 플렉시블 기판 기술에 더 적합하다는 인식이다. 플라스틱 기판은 국내 업체인 ‘아이컴포넌트’가 독일 바스프로부터 소재를 들여와 기판을 개발 중이며, 코오롱·LG화학·도레이새한 등도 관련 필름 및 소재를 연구 중이다.

 하지만 두 가지 기판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금속박은 고온 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고, 플라스틱도 아직 저온 공정에 적합한 소재가 없다. 김시민 코오롱 중앙기술원 산자연구소장은 “일본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이 객관적으로 떨어지지만 아직 저온 공정에 적합한 제품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따라잡을 기회는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TFT 백플레인 기술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핵심 양산 기술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동안 LCD 산업에서 축적해온 기술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도권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풀컬러 플렉시블 AM OLED를 발표한 바 있다. AM OLED 패널을 구현했다는 점도 시선을 끌었지만 비정질실리콘(a-Si)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하지만 a-Si 방식은 구부리는 데 기술적 한계가 있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유연성에는 적합하지 않다. a-Si 방식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유기박막트랜지스터(OTFT)’가 최근 떠오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유리기판상에 OTFT를 적용한 바 있으며, 지금도 활발히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방식은 플라스틱 기판과 호환성이 우수하고, 프린팅 기술과 특화된 재료가 함께 개발된다면 향후 양산성이 탁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산화물을 이용한 TFT도 관심 거리다. 기존 a-Si 기술의 장점인 전압 균일도와 저온폴리실리콘(LTPS) 기술의 장점인 높은 전자 이동도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패널 수명 향상과 고해상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서종현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내 업체들의 백플레인 기술은 여타 분야보다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며 “적어도 양산 기술에서는 세계 시장에서도 뒤지지 않을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