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운용체계(OS)에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외에 파이어폭스·크롬 등 다른 웹브라우저를 탑재하면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10일 뉴욕타임스는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마이크소프트(MS)가 윈도OS에서 IE를 제거하거나 다른 브라우저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경쟁을 촉진하라는 유럽위원회(EC)의 요구에 대해 이는 전세계 검색광고 시장에서 구글이 가진 지배력을 더 강화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MS는 오는 6월 브뤼셀에서 열리는 반독점 관련 청문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1월 EU 유럽위원회(EC)는 MS가 전세계 90% 이상의 PC에서 사용중인 윈도OS에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끼워넣어 웹브라우저 시장의 공정경쟁을 가로막고 있다며 반독점 혐의로 제소하고 윈도로부터 IE의 분리 또는 경쟁 브라우저의 삽입 등 시정을 요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MS는 모질라의 파이어폭스나 구글 크롬 등 경쟁 브라우저를 윈도에 탑재할 경우 검색광고 산업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논리를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구글의 크롬은 물론이고 모질라 역시 웹 트래픽을 구글의 검색엔진으로 옮겨주며 받는 수수료로 수익의 상당부분을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검색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력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논리다. 구글은 전세계 검색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야후와 MS가 각각 20%, 8% 정도로 뒤를 잇고 있다.
또 모든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해 윈도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다 IE의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대응 논리에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넷앱에 따르면 2년전 80%에 달했던 MS의 브라우저 시장점유율은 지난 1월 68% 수준까지 떨어졌다. 파이어폭스는 21.5%, 애플 사파리는 8.3%, 구글 크롬 1% 등이다.
하지만 MS의 반독점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유럽상호운용성시스템위원회(ECIS)는 청문회에서 MS IE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85%에 근접한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EC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