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5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지난 2월 2%로 전달에 비해 0.5%포인트 인하된 후 3개월 연속 동결 상태다. 일부에서는 소폭 하향을 점치고 있지만 동결론이 우세하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과잉유동성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론 힘 잃어=전문가들은 대부분 5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일 금융투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중 99.3%가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함에 따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수급우려에 따른 금리상승 압력이 완화됐지만 과잉유동성에 대한 논란과 경제지표 개선 움직임이 금리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좋은 유인책이 될 수 있지만 과잉유동성이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이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 경우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물가상승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황태연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과잉유동성에 대한 논란 속에서 주요 경제지표가 소폭 개선되었으나 실물경제의 안정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는 금리인하 중=세계 곳곳에서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금리인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일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999년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사상 최저수준인 1%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ECB는 지난해 10월 4.25%였던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에 걸쳐 3.25%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체코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현행 1.75%에서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0.25%포인트 낮췄다. 체코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마이너스 0.3%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전날엔 루마니아 중앙은행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0.0%에서 9.5%로 인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동유럽 중앙은행들이 통화가치 하락을 우려해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주저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지원에 힘입어 통화가치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금리인하에 속속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