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NHN의 독주로 심화된 포털의 양극화 현상이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 3사의 올 1분기 실적이 뚜껑을 열은 결과 NHN만 활짝 웃었다. NHN은 올 1분기 매출액이 3천224억원, 영업이익이 1천283억원에 달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전분기와 전년 동기대비 소폭 상승한 결과다.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06억원, 36억원을 기록한 다음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대비 실적이 감소해 울상을 지었다.
SK컴즈도 영업손실이 줄어들긴 했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3.3% 감소한 478억원에 불과하는 등 불황 여파에 시달렸다. NHN과 다른 업체 간에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었다.
불경기로 기업의 광고비가 줄어들 경우 광고 효과가 높은 영역이나 각 분야 1위 업체에 광고를 몰아주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송광고와 신문광고보다 기업의 부담이 적은 검색광고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NHN이 앞으로도 포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릴지 업계에서는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일 “네트워크 시장이 중앙집중형과 분산형 모델이 있는데, 한국의 경우 중앙집중형으로 가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더 많은 정보가 흘러들어오기 때문에 NHN에 대한 집중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NHN은 주력분야인 검색광고 매출이 전 분기대비 1.3% 감소했지만 불황기 ’블루칩’인 게임 부문이 20.8% 증가해 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되더라도 성장전선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앞으로 양극화 현상은 진정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동양증권 이창영 연구위원은 “광고비 집행에 자물쇠를 채웠던 기업들이 조금씩 광고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위 업체에 광고가 몰리는 현상은 개선될 것”이라면서 “다만 양극화 현상이 의미있게 줄어들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포털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 분야에서 NHN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NHN의 점유율이 더 높아지는 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NHN과 다른 업체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인터넷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 여력을 NHN만 갖는 현상이 벌어지면 포털 업체 간의 서비스 경쟁이 떨어져 소비자 후생도 감소할 수 있다”면서 “NHN이 혁신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높이면서 벤처업계에 동기부여를 한다거나 다른 포털 업체가 힘을 내야 인터넷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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