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늦은 오후 청와대는 “앞으로 IT업무를 담당할 IT 특보(특별보좌관)를 두기로 결정하고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고 김은혜 부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지난달 22일 정보통신의 날 IT오찬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IT전담관 검토’를 지시한 후 보름만의 일이다. 정보통신 해체 이후 1년여 만에 청와대 내 IT관련 조정타워가 생겨난 셈이다.
우리는 청와대 내부에서 IT산업이 국가 중추산업이며, 향후 녹색 및 신성장 시대를 주도할 핵심 요소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믿는다. ‘IT홀대론’이 사라지고, 현정권 중·후반을 책임질 현실적인 산업대책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본지는 지속적으로 IT정책을 담당할 조직과 과학기술 등 미래기술을 책임질 조정기구 설립하자고 이명박 정부에게 주장해왔다.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 해체 이후 마치 IT가 지난 정권의 부산물처럼,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집권 정부의 시각을 교정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미 수출과 무역수지라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전자정보통신 기업의 성장을 통해 IT가 국가 핵심산업임을 입증했다. 최근 미국 시스코가 송도에 20억달러 투자를 결정,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 시절부터 그토록 고대하던 해외 대규모 투자유치 성공이라는 업적도 가져다 줬다. 전자정보통신산업의 힘이다.
이제 우리는 IT특보 역할과 그 아래 상설조직에 주목하고자 한다. IT특보가 전자정보통신인의 불만을, 그것도 가끔 청와대에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러선 안된다. 정부정책과 기술, 산업계를 아울러 당장은 물론 다음 세대의 먹을거리를 찾고, 갖은 문제를 조정하는 자리여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특보나 국민통합특보는 민심을 전달하는 것으로 가능할 지 모르지만, 부처가 없어진 IT부문에서 IT특보는 일정부문 부처 역할도 담당할 수 밖에 없다. IT특보와 그 아래 설치할 상설조직의 역할 모델은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