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시장에서 한국이 일본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KOTRA가 내놓은 ‘해외시장에서의 한일 수출품목 경쟁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의 점유율은 작년 9.9%에서 올해 1분기 10.5%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13.3%에서 13.2%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점유율 격차는 작년의 3.4%P에서 올 1분기에는 2.7%P로 좁혀졌다.
미국시장에서도 작년 한국상품이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한 비중이 2.3%였으나 올해 1~2월에는 2.8%로 0.5%P 증가했다. 그러나 일본은 6.6%에서 6.4%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6년 이후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이 감소했던 한국상품이 올해 들어서는 점유율 확대로 전환한 반면 일본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KOTRA 곽동운 통상정보본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감소하고는 있지만, 주요 시장에서 우리의 점유율이 상승세로 반전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원저 엔고 현상을 한국상품 시장점유율 확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3월 명목실효환율 기준으로 원화 가치는 2005년과 비교할 때 66.7%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엔화 가치는 111.9% 올라 가격 경쟁에서 우리 상품이 훨씬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로 품질이 우수한 한국제품이 비싼 일본제품의 대안으로 부상한 것 역시 시장점유율 확대의 주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휴대폰, LCD, 자동차 등 대기업 품목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에서도 일본을 대체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가구인테리어 제품의 작년 4분기 중국수입시장 점유율은 9%였으나 올해 1분기는 15%로 늘었다. 그러나 일본은 17%에서 13%로 줄면서 한일 간 점유율이 역전됐다.
KOTRA 기세명 아대양주팀장은 “환율은 약 3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분간 우리 상품의 점유율 확대는 계속될 것”이라며 “최근 환율 효과로 얻은 이익을 품질, 브랜드, 디자인 등 경쟁력을 높이는 데 투자한다면 지속적인 호조세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