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Review] "아이디어 있으면 생초보도 걱정 마세요"

[Industry Review] "아이디어 있으면 생초보도 걱정 마세요"

 전혀 모르는 곳에 가게를 얻어 창업하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까. 아마도 그 지역 복덕방을 찾아가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일 테다. 복덕방 주인이 동네 사정에 가장 밝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테리어, 등기를 위한 법무사 소개 등 기본 정보에서부터 주민들의 주요 동선이나 붐비는 시간대, 주민 구성 등 고급 정보까지 파악하고 있다. 인터넷몰을 창업하는 데 복덕방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전자상거래(EC)호스팅 업체다.

 초기 EC호스팅 업체는 인터넷몰 창업자에게 호스팅 등 단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했다. 소호(SOHO) 창업이 붐을 이루고 대형 유통 업체들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서비스 매출만으로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몰 창업 시장의 폭발적 성장,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시장은 창업자가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몰 창업 통합솔루션’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EC호스팅 업계의 진화가 살아남기 위한 필요조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상위 업체 간 경쟁을 심화하고, 단순 EC호스팅 위주의 경쟁이 아닌 창업 종합컨설팅을 중심으로 한 질적 경쟁을 촉발했다. 인터넷몰 창업 통합솔루션 서비스를 통한 다양한 부가수익 창출도 업체 간 경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키워드 광고대행, 오픈마켓 연계, 전자결제(PG) 등 부가서비스는 추가 인력, 비용의 투입 없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의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업체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창업 컨설팅 서비스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돼 진행된다. 우선, 창업 절차에 관한 기본교육이다. 사진 촬영 및 편집, 인터넷몰 솔루션에 대한 운영, 키워드 광고, 네이버 지식쇼핑과 옥션 오픈쇼핑 등 마켓플레이스 활용 교육 등이다. 최근에는 분기마다 세무교육을 실시하는 업체도 있다. EC호스팅 업체들의 교육사업은 예비 창업 고객 확보와 서비스 지속성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또 키워드 광고나 마켓플레이스 활용 교육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과 직결된다.

 둘째, 인터넷몰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각종 부가서비스의 ‘원스톱’ 제공이다. 업체들은 PG, SMS 및 실명인증 서비스 등은 기본이고, 무통장 입금 자동 확인, 오픈마켓과 개인 인터넷몰을 동시에 운영하는 이들을 위한 이미지 호스팅 서비스까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매 쇼핑몰과의 기술적 연동으로 무재고 운영과 배송대행까지 가능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셋째, 키워드 광고 컨설팅 및 관리대행 서비스다. 마케팅과 영업의 중요성은 인터넷몰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키워드광고는 중소 사업자들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키워드광고는 제품의 가격, 보유 재고 수, 경쟁 업체와의 상대적 평가, 개별 키워드의 구매 목적성, 허용 예산 등을 꼼꼼히 고려해 일정 기간 광고를 집행한다.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작업을 반복해 가장 적합한 광고 방법을 만들어가는 전문적 영역이다. 키워드광고 교육에 관한 고객들의 수요는 다른 교육 프로그램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끝으로 네이버 지식쇼핑, 옥션 오픈쇼핑, 야후 전문몰 등 마켓플레이스 입점 대행이다. 마켓플레이스는 자체 쇼핑몰을 가지고 있는 운영자들이 손쉽게 오픈마켓의 고객을 자기 고객으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마켓플레이스와 오픈마켓의 차이점은 제품 홍보만 해주고 실제 구매는 각각의 인터넷몰에서 이뤄지게 한다는 점이다. 마켓플레이스는 고객 유인효과가 크다. 특정 제품을 클릭하면 인터넷몰로 넘어오는 방식이고, 키워드광고에 비해 비용도 저렴해 인터넷몰 운영자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창업 종합컨설팅이 많이 진보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다양한 창업 조건, 상품의 특성, 경쟁력 등에 맞는 전문화된 컨설팅은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지금 업체들이 진행하고 있는 부가서비스는 수익 창출과 직결되는 부문 위주로만 비대화됐고, 고객 개인에게 맞춤화된 컨설팅 서비스 수준은 낮은 편이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수입·유통하려는 업자, 자사 제품의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인터넷몰을 개설하려는 운영자, 여성 전문 보세의류 인터넷몰을 운영하려는 업자 등 각 운영자의 컨설팅 서비스는 시작부터 달라야 한다. 하지만 각 업체들이 자사가 만들어놓은 컨설팅 서비스 위주로 고객에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게 현실이다.

 김홍국 가비아 사장은 “컨설팅 비용 지급에 인색한 기업 문화 탓도 있지만, 서비스 표준화의 어려움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교육과 정보는 넘쳐나지만 정작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들은 찾기가 쉽지 않은 게 지금 인터넷몰 창업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