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이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들의 저작권 침해가 심각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글로 운영되는 이들 사이트는 국내 방송·영화·음악 콘텐츠를 무단으로 올려 이익을 내고 있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방송·영화·음악을 저작권자 동의 없이 불법 서비스하는 대표적인 조선족 사이트는 4곳. 업계 관계자는 “저작권 침해 정도가 심각하고, 국내 이용자에게 알려진 사이트만 이 정도”라며 “알려지지 않은 중소 규모 사이트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네티즌에게 알려진 A사이트는 회원 수만 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방송·영화·음악을 제공하는 이 사이트는 음악은 무료로, 영화·드라마는 유료로 제공한다. 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콘텐츠는 거의 불법 복제물이다. 관련 업계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음악 분야 피해액만 월 75억원으로 추정한다.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B사이트에는 손담비의 ‘토요일밤에’,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같은 최신곡이 첫화면에 버젓이 올라와 있다. 듣기 버튼을 누르면 별도의 회원가입 절차 없이도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이 사이트에서 유통되는 음원 역시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불법 음원이다.
이 외에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듯한 C·D사도 별도의 게시판에 한국 드라마·영화·음악을 무단으로 올려놓았다.
이들 사이트는 100% 한글로 운영된다. 회원가입 절차가 간편해 국내 이용자들의 접근도 쉽다. 업계는 이를 그대로 두면 ‘불법 콘텐츠 역수입’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족 운영 사이트에서 불법 콘텐츠 유통이 심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요원하다. 한글로 제공되지만 해외에 서버를 뒀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협조 없이 국내 저작권법으로 단속이나 처벌이 불가능하다. 음란·도박사이트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사이버수사대의 요청을 받아 접근 차단 조치를 취하지만 저작권 침해는 문화부 관할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접속 차단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묵 저작권위원회 해외팀장은 “업계가 중지를 모아 해당 사이트들의 불법성을 규명할 자료가 모이면 해외저작권보호센터를 거쳐 중국 판권국과 협의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