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u시티 구축시 통신설비로 사업자망(KT망)을 써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바꿔 지방자치단체의 자가전기통신설비(이하 자가통신망) 구축사업을 직접 수주했다.
그동안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지자체의 자가통신망은 중복 투자를 불러 국가 정보통신망의 효율화를 가로막는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해온 KT가 되레 자가통신망 구축에 나서면서 u시티 자가통신망 구축을 놓고 빚어진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1일 KT는 최근 안산시가 발주한 250억원 규모의 CCTV 관제시스템 구축을 뼈대로 한 보안 u시티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의 통신설비는 기존 사업자망을 임대해 쓰는 방식이 아니라 안산시가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자가통신망으로 구축된다.
이에 따라 사업자로 선정된 KT는 안산에 이미 구축돼 있는 KT망과 별도로 자가통신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통신망의 효율화를 내세워 자가통신망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온 KT의 정책이 바뀐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KT 관계자는 “안산시에 처음에는 사업자망을 쓸 것을 제안했지만 안산시가 보안·회선 임대료 등을 내세워 난색을 표명했다”며 “이 때문에 안산시 사업 참여를 놓고 고심하다 향후 u시티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내부 논의 과정에서 사업자 임대 관련 부서와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린 것이며 시스템통합(SI) 쪽 영업조직은 앞으로도 자가통신망 기반 u시티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해 향후 지자체 u시티사업 참여시 자가통신망 구축 여부에 연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KT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u시티 구축을 추진 중인 지자체 대부분이 자가통신망 구축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자가망을 깔면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고 사업자망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자가통신망을 선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KT마저 다소 완화된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자가통신망 구축은 더욱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가 정보통신망 소관부처인 방통위는 자가통신망은 국가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중복 투자 우려가 높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정책 재정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방통위는 현재 사업자망과 자가통신망을 연동하는 혼용 모델에 대한 검토도 진행 중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