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를 틈타 미국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선불 요금제’가 이동통신 업계에 이어 휴대폰 시장에도 강펀치를 날릴 전망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삼성전자·LG전자 등 미국내 주요 휴대폰 공급업체들이 선불 요금제에 관심을 보이면서 1년 이내 시장 지형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외신은 미국 시장에서 부스트모바일 등 후발 이통사들이 선불 요금제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면서 선두권 이통사들이 경쟁에 가세하는데다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본지 5월 8일자 12면 참조
특히 선두 업체들이 선불 요금제용 제품을 다양화하면서 군소 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1분기에 북미 시장에서 3분기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2위 LG전자가 약정 없는 선불 요금제용 휴대폰 공급을 강화하면서 지역 시장을 발판으로 생존해온 소형 휴대폰 공급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선불 요금제 서비스의 경우, 스마트폰 등 하이엔드급 제품 대신 기본 기능만을 갖춘 로엔드 휴대폰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신 1∼2년 의무 약정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SA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가격이나 브랜드·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군소 휴대폰 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이 보고서는 퇴출 영순위 업체로 일본 교세라 산요를 꼽았다.
보니 조이 SA 통신 애널리스트는 “ZTE나 화웨이 등 최근 미국 시장에 진입한 중국 업체들의 앞날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SA는 저가형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선불 요금 시장의 팽창과 함께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림(RIM)은 1분기에만 ‘블랙베리’ 500만대를 팔았고 대만 HTC가 공급한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G1’도 100만대를 판매하며 선방했다.
보니 조이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안드로이드와 윈도 기반 신형 스마트폰 등장과 선불 요금제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