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가는 `상생`의 길] (17)SK브로드밴드와 협력사 다산네트웍스의 성공사례

[더불어 가는 `상생`의 길] (17)SK브로드밴드와 협력사 다산네트웍스의 성공사례

 다산네트웍스는 차세대 광전송장비인 G-PON을 개발, 지난해 말부터 SK브로드밴드에 제품을 본격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등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통신장비 분야에서 국산화 대체를 이룬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혔다. G-PON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등 결합서비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SK브로드밴드의 망고도화 사업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국산화 성공은 다산네트웍스와 SK브로드밴드 두 회사는 물론이고 국내 통신시장 전체에도 도움이 되는 ‘윈윈 모델’이라는 평가다.

 

 다산네트웍스는 SK브로드밴드의 전신인 하나로텔레콤이 지난 1999년 4월 ADSL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루면서 성장해왔다. SK브로드밴드는 매년 진보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사업모델을 제시했고, 다산네트웍스는 이와 관련된 장비의 국산화 개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기술개발을 선도해왔다.

 2002년 SK브로드밴드가 ADSL보다 속도 면에서 향상된 VDSL서비스를 시작할 때, 다산네트웍스는 타사보다 한발 앞서 장비를 개발하고 기술적합성시험(BMT)을 통과해 장비를 납품했다.

 SK브로드밴드가 전화국사에서 아파트의 공동 통신시설(MDF)까지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능동형소자인 L3 광모듈스위치와 L2 스위치를 이용해 가정까지 UTP(Unshielded Twisted Pair)로 연결하는 광랜 서비스를 계획하자 다산네트웍스는 서비스 일정에 맞춰 관련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 상용화에 함께 참여한 일도 있다.

 이 같은 양사의 상생 협력 관계는 2008년 하나로텔레콤이 SK그룹으로 편입돼 SK브로드밴드가 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에서 새롭게 도입해 실행하고 있는 ‘개발협력사 사전 선정 프로그램’이 그 중심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저가 입찰방식에서 탈피해 사전에 제조사와 신규사업 모델을 논의하고 장비 개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술 규격과 개발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개발된 장비의 구매를 일정 부분 보장해줌으로써 제조사가 개발에 전념해 최단 시일 내에 장비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이 프로그램을 거쳐 새로운 표준규격인 G-PON을 경쟁사보다 먼저 독자 개발해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를 위한 상용망에 다량의 장비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 기술력 확보로 다산네트웍스는 해외시장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며 반겼다.

 다산네트웍스가 코어급 장비인 G-PON 장비의 국산화와 상용화에 국내 최초로 성공한 것은 향후 코어급 장비의 국산화 가능성에 불을 밝힌 일로 표현된다. 이 배경에 ‘개발협력사 사전 선정 프로그램’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제품의 공급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많은 개발비가 투여되는 차세대 기술의 개발에 과감히 참여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또 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기존의 저가 입찰방식으로는 출혈경쟁이라는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중소기업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자금력으로 무장한 굴지의 통신장비 기업들과 가격 메리트가 있는 중국 통신장비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추세를 선도하며 끊임없이 앞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협력사 사전 선정 프로그램’과 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경영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대기업의 상생 정책을 만나 대기업은 외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국산 장비를 이른 시일 내에 얻게 되고, 중소기업은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안정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양사의 경쟁력이 함께 높아지고 국내 통신장비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의 상생경영은

 SK브로드밴드는 이해 관계자의 공동 행복을 추구하는 경영기본이념을 바탕으로 외부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생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SK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 체결 선포식’에서 상생경영을 위한 △금융기관 대출 알선 △중소기업 현금 결제비율 100% 유지(월 2회 대금 지급) △신제품 개발지원 및 기술 공동개발 △교육훈련 제공과 전문인력 지원 △상생협력 업무 지원 담당자 배치 등을 시행 중이다.

 사내에 구매 담당임원 1인을 포함해 전략기획 담당임원, 윤리경영 담당임원 3인으로 구성된 ‘SK브로드밴드 상생협력위원회’를 설치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에 대한 계약체결 과정의 공정성, 협력업체 등록·취소 기준 및 절차의 적절성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SK그룹에서 분기별 1회 개최하는 ‘상생경영위원회’에도 참여해 상생협력 이행실적 점검 및 실행계획 공유, 우수 파트너 초청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상생 인프라 구축 운용 및 지원 △협력 지원 강화 △상생문화 확산과 정착을 3대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한 상태다. 특히 SK상생아카데미를 통해 상생 CEO 세미나, 상생 오프라인, 상생 e러닝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진행한다. 올 1분기에만 5개 과정에서 협력업체 직원 230명이 교육받았다.

 SK브로드밴드는 기존의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발생하는 업무의 비효율성을 대폭 개선하고 거래처 간 세금계산서 송수신을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교환 방식으로 구현하는 전자 세금계산서 방식도 전면 도입했다. 장비업체, 공사업체, 유통망, 물품 납품업체, 수선유지업체, 광고업체 등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모든 거래업체가 그 대상이다.

 거래업체가 일일이 우편이나 인편으로 처리하던 기존의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시스템의 처리과정을 온라인상에 구현함에 따라 업무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전표처리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단축했다. 전사적으로 모든 거래처에 전자 세금계산서 제도를 도입한 것은 대기업 중 SK브로드밴드가 사실상 처음이다.

 이 밖에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와 사업을 제휴하고 이노비즈협회 서울 본회에 그룹웨어와 기업용 전화서비스를 결합한 그룹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노비즈협회 산하 8000여개의 중소기업 회원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디지털 컨버전스 통신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우수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실시하면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이 말하는 상생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최적화와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업자와 네트워크 장비업체 간 협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은 상생협력 없이는 국내 네트워크 시장의 발전도 없고 그에 따른 손실은 비단 장비업체만의 문제에 머물 수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내 통신사업자와 통신장비 업체들의 밀접한 상생협력이 없다면 막대한 내수시장과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이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지적한다.

 남 사장은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이 다산네트웍스 같은 장비업체들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라고 말했다. 다산네트웍스는 SK브로드밴드의 ‘개발협력사 사전 선정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첫 작품인 G-PON 플랫폼을 SK브로드밴드에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일본, 인도, 미국과 같은 해외 시장에 성공적인 수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해외시장에서 잠재력이 아주 크다”며 “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통신장비 기업이 나와줘야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산네트웍스는 SK브로드밴드 등과 긴밀히 협력해 세계 수준의 기술개발에 주력할 수 있었다. 남 사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회사가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의 반열에 진입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협력’의 효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