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IT특보 자격으로 ‘중소기업 경험 여부’를 핵심 자격조건으로 삼으면서 중소기업인 가운데 IT특보 발탁이 이뤄질 지 관심이 쏠렸다.
11일 업계 및 청와대에 따르면 청와대는 IT특보 자격 조건으로 △50대 이상 △중소기업 경험 여부 △IT업계와 가교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명망가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관련 협회나 IT 분야 명망가 등에게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사람을 IT특보로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여성 인사도 이러한 조건에 맞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하고 IT 여성 관련 단체에도 여성 기업인 출신의 추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측이 IT특보가 국내 IT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의사를 대변하고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으려면 대기업 경험만 있는 이들은 곤란하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에 따라 중소기업 CEO 출신을 추천할 방침이다.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나 정부 요직에 많이 발탁된 교수 출신은 이번 IT특보에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게 되면 IT컨트롤 타워 수장으로 주로 언급됐던 정부 관료 출신이나 대기업 출신의 스타 CEO 들은 추천 과정에서 불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업계나 정부 일각에는 IT특보가 정부 부처 간의 조율은 물론이고 국내 IT산업의 청사진을 그려야 하는만큼 자격조건을 너무 엄격히 하면 인재풀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청와대가 ‘중소기업 경험 유무’를 자격으로 강조하면서, 특보의 위상을 IT정책의 대안제시나 정부부처 IT정책 조율 작업보다는 단순한 대통령 자문 및 건의 기구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나왔다.
IT특보를 보좌해 실무를 전담할 행정관은 국정기획수석실에 둘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IT특보 행정관은 TO(인사 정원)를 늘리지 않고, 기존 행정관이 맡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며 “지식경제비서관실이나 방송통신비서관실 등 특정 부처에 편중된 조직보다 지경부·방통위·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등 부처 조율이 원활한 곳에서 행정관을 맡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IT특보 신설을 주도한 것이 경제수석실인만큼, 행정관을 국정기획수석실로 배려함으로써 혹여 있을지 모르는 수석실 간 적절히 견제하면서 아울러 배타적인 업무 추진을 막는 데도 효과적인 방안으로 풀이됐다. 행정관의 역할도 IT특보의 활동을 충분히 보좌하면서 실제 업무상으로는 IT관련 정책의 부처간 조율이나 시너지 창출에 맞출 것임을 내포한 대목이어서 주목됐다.
유형준·이진호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