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전이 잘 팔린다

 경기 불황으로 주춤했던 디지털 가전 생산 라인이 이달 완전 가동 체제로 돌아섰다.

 세계적인 불황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경기가 1분기를 지나면서 점차 활기를 띠고 ‘가정의 달’에, 혼수 시즌까지 겹치면서 5월 주요 가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전 업계도 연중 대목인 5월을 올 한 해 장사를 결정짓는 분기점으로 판단하고 ‘내수 살리기’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5월 특수’에 불을 지핀 건 냉방가전이다. 예년보다 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 가전 판매량이 급증했다. 주요 에어컨 공장은 이미 완전 가동 체제로 돌입했다. LG전자는 지난달 ‘휘센’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5월 들어서도 계속되는 더위 덕분에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증가했다. 삼성전자도 더위와 연휴 특수를 맞아 4월 마지막 주 판매량이 작년보다 300% 증가했다. 특히 삼성이 선보인 ‘김연아 에어컨’은 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로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이상규 LG전자 상무는 “혼수 가전에 에어컨을 포함하는 신혼부부가 늘고 무더위가 예년보다 빨리 시작되면서 에어컨 구입을 서두르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며 “에어컨 성수기가 예년 6월에서 5월로 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TV 생산라인도 분주하게 돌아간다. 삼성전자가 ‘LED TV’에 판촉전략을 집중하면서 TV 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중순에 첫선을 보인 LED 백라이트를 탑재한 LED TV가 불과 6주 만에 판매량 20만대를 돌파하고 7주 만인 지난 5일까지 23만대를 넘어섰다. 이 제품은 기존 LCD TV보다 70만원 이상 비싸지만 삼성이 승부수를 던졌고, LG전자가 ‘맞불’을 놓으면서 결국 평판TV 전체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삼성은 5월을 기점으로 LED TV 판매량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소형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도 5월을 맞아 프로모션 총력 체제로 전환했다. 소니코리아 측은 “흔히 5월은 MP3플레이어와 같은 소형 오디오 기기의 판매량이 평소에 비해 최고 3배, 디지털 캠코더와 카메라는 50%가량 증가한다”며 “한 해 매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소니코리아·아이리버·코원 등은 지난달 말부터 5월에 맞춰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