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친환경 디자인` 열풍

승강기 시장에서 전력소모를 줄이는 친환경 디자인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11일 오티스, 현대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 등 승강기 3사는 올들어 친환경을 컨셉으로 내세운 차세대 승강기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친환경 승강기와 일반 승강기는 승객 운송시 남는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리는 전력회생 인버터를 채택했느냐로 구분했다. 최근에는 실내조명을 전력소모를 줄인 LED등으로 바꾸거나 인테리어도 친환경 내장재만 쓰고 폐윤활유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는 기어리스 방식을 채택하는 등 친환경 디자인을 전면 도입하는 추세다.

오티스(대표 브래들리 벅월터)는 다음달부터 국내최초로 자사 모든 승강기종에 친환경 LED조명을 표준사양으로 장착할 예정이다. 승강기 천정조명에 형광등 대신에 LED등을 채택하면 소비전력을 80%까지 절감한다. LED조명은 형광물질을 쓰지 않고 수명도 형광등보다 10배 이상 길어서 친환경 승강기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회사측은 지난달 사내 품평회를 통해서 주력 LED조명모델 3종을 정하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오티스는 승강기 내장재에 황산에칭 공정을 거치지 않은 철판만 채택하고 있다. 승강기 철판에 무늬를 새겨넣는 황산에칭은 심각한 수질공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오티스는 또한 승강기의 내부코팅재도 유성도료가 아닌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없는 친환경 수성도료로 대부분 전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송진철)는 중저속 주력 승강기종 루젠에 친환경 옵션을 100% 적용한 ‘그린엘리베이터’를 지난달부터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린엘리베이터는 LED조명과 전력회생형 인버터, 사용부품을 최소화한 초경량 설계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술력을 총동원한 신형 승강기이다.

회사측은 기존 승강기보다 그린엘리베이터가 다소 비싸지만 탁월한 전력절감 효과로 2∼3년내 투자비를 뽑는다고 설명한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대표 배진영)는 중저속과 고속 기어리스 승강기에 e-제네레이터라는 전력회생형 인버터를 제공하는 한편 추가 전력절감을 위한 신모델도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승강기 내수시장에서 친환경 디자인을 채택한 승강기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윤영 오티스 과장은 “친환경 승강기 디자인은 기계적 구조만이 아니라 내장재와 조명까지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승강기 시장의 대다수가 친환경 컨셉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