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진 것은 자사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LED 조명 시장에서도 승산 있지만, 일반 가정의 시스템 가전과 공공기관·기업의 지능형빌딩시스템(IBS) 시장과 접목하면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LG전자는 그동안 물밑에서 다각적인 사업화 방안을 모색해오다 최근 상반기 그룹 경영보고(CM)를 전후해 LED 조명 사업 전략을 최종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지 않았다=LG전자는 올해를 LED 조명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삼성이나 여타 중소 전문업체에 비해 다소 더딘 행보로 비쳤으나, 아직 시장 선도 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다. LG전자는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할 태세다. 올 초 ‘솔루션비즈니스팀’ 내에 전담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CTO 산하에 LED 전문 인력을 보강했으며, 디자인 조직과도 탄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오는 2015년 전 세계 주요 LED 조명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현재 50명 수준에 불과한 LED 인력 규모를 이 기간 200명 수준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LED 조명 전담 조직은 물론이고 유관 부서 인력도 적극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강도 전방위 협력=LG전자는 LED 조명 관련 핵심 칩·부품에서 영업에 이르기까지 주요 국내외 업체를 선별,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협력 체계를 꾸리기로 했다. LED 조명 사업의 성패가 결국 조기 수직 계열화에 달려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우선 칩의 경우 LG전자는 현재 서울반도체·알티전자는 물론이고 미국 크리, 일본 시티즌 등에서 시제품을 공급받아 테스트 중이다.
광학구조·방열시스템·IC드라이버 등 핵심 부품 업체와 더욱 강도 높은 ‘피섞기’ 전략도 구사한다. LG전자는 국내 방열 업체인 ‘티티엠’과 조명용 집광렌즈·확산렌즈 전문업체인 세코닉스, 드라이버IC 전문업체인 파워뷰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국내 LED 조명 업체들과는 주문자생산방식(OEM) 등을 활용해 외주 생산하는 한편, 공동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 이른 시일 내 국내 LED 조명 시장에 안착할 계획이다. 국내 LED 조명 전문업체 가운데는 대진디엠피·아토디스플레이 등을 협력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대만 업체와도 중국에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협의 중이다. 이 밖에 핵심 등기구 업체들은 M&A를 추진하는 한편, 조명기술연구소 등과 공동 기술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LG전자가 본격 가세하면서 국내 LED 조명 시장은 초기부터 대기업과 다수의 중견·중소 전문업체 간 합종연횡 및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룹 내 교통정리도 관심=LG그룹 내 LED 사업의 교통정리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LG이노텍이 최근 경영설명회에서 그룹 내 LED 사업의 수직계열화 구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로 정리됐다고 했지만, 여전히 그룹 안팎에서는 ‘진행형’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LG이노텍은 “LG전자가 LED 조명 사업을 한다면 칩을 공급하는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LED’로 일원화한 삼성그룹과 달리 LG이노텍을 비롯, LG전자·LG디스플레이·LG CNS 등 LG의 주요 계열사들이 당분간 각자의 영역에서 독자적인 사업화를 모색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전자·LED 조명 사업 확장을 위한 전방위 협력 체계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