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콘텐츠 사업에 투자했던 통신사들이 최근 IPTV를 통해 새로운 부가수익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들 통신사는 영화, 연예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향후 T커머스와 연계해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찾고 있는 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제작비의 절반 가량을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영화 ‘과속스캔들’이 지난 3월26일 KT의 쿡(QOOK) TV에서 VOD(주문형비디오)로 방영되기 시작한 이후 한 달여 만에 PPV(Pay-per-view) 수익이 3억원을 돌파했다. 쿡TV에서 하루 최고 8천건의 구매 횟수를 기록하고 있는 ‘과속스캔들’은 앞으로도 PPV 서비스 기간이 남아있어 KT에 좀더 짭짤한 수익을 안길 전망이다.
KT는 두 영화 투자조합을 통해 과속스캔들 제작비 48억원의 45.8%를 투자해 극장 상영만으로 300%인 65억원의 수익을 거둔 바 있다. 부가판권 시장의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IPTV가 새로운 수익원은 물론 2차 유통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일찌감치 연예기획사 사이더스HQ 투자를 통해 콘텐츠 사업에 진출했던 SK텔레콤 역시 ‘원스어폰어타임’, ‘추격자’, ‘데스노트’를 성공적으로 배급한 이후 IPTV 사업과 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사이더스HQ 소속 연예인들의 스타 화보를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TV에 올려 수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고 SKT가 배급을 맡았던 ‘삼국지 용의 부활’의 홀드백 기간을 단축, 브로드앤TV에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 콘텐츠에 대한 IPTV 시청자들의 부담감과 거부감이 점점 완화되고 있다”며 “IPTV가 영화산업의 새로운 부가판권 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천6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KT의 서종렬 미디어본부장은 “콘텐츠에 대한 선행투자를 통해 T커머스로 부가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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