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3-5년 내에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데이콤-텔레콤-파워콤의 합병을 유도한다.
방통위는 이를 통해 통신규제의 틀을 수직적 규제에서 수평적 규제로 전환하고 무선망을 개방, 통신산업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이끄는데 밑거름이 됐던 통신 정책의 큰 방향이 20년 만에 바뀌는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은 통신산업의 KT-SK-LG의 3강 체계를 사실상 고착화시켜 신규 후발사업자의 진입을 차단할 수밖에 없어 업계 전반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와 방통위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오는 14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장기 통신정책 방향’을 내놓을 예정이다. 방통위가 지난해 초 출범 직후 KISDI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다.
방통위가 통신산업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구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통위는 공청회에서 사업자 및 시민단체, 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는 대로 전체회의를 통해 연내 정책을 확정하고 단계적으로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그동안 정보통신(IT)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으로 성장했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IT강국이 됐지만 최근 들어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컨버전스 흐름에 맞춰 재도약을 통해 IT산업이 미래에도 한국경제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KISDI는 보고서를 통해 결합상품이 일반화되고 민간의 기술발전 속도가 정부주도의 시절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인터넷전화, IPTV 등 역무별로 나누어진 현행 규제책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국 유무선 네트워크를 갖춘 서비스 업체의 대형화를 통한 투자효율성 제고, 컨버전스 상품의 개발 촉진,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 충족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부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무선망을 의무개방케 함으로써 유·무선 통신망이 없이도 신규 사업자가 컨버전스 산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정책 방향이 국제 흐름에 맞기는 하지만 시장 지배력이 약한 LG나 무선망이 없는 케이블TV업계,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통신사업자에게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반발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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