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미디어법 놓고 `전운`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안용수 기자=방송법을 비롯한 쟁점 미디어법의 6월 임시국회 처리를 앞두고 여야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자문기구인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에 주어진 100일의 활동시한도 12일 현재 한 달 남짓 남았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3월 방송법과 신문법, IPTV법, 정보통신망법 등 미디어법에 대해 ‘100일간 여론수렴 등의 과정을 거친 후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한다’고 합의했다.

한나라당은 합의 정신에 따라 표결처리에 나선다는 방침인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여론수렴 절차가 부족하다며 여당이 강행할 경우 물리적 저지도 불사할 태세여서 다시 한번 6월 임시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문방위 간사인 한나라당 나경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미디어법 처리 방식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나 의원은 “법안에 국민의 의견을 담아야 한다는데는 동의하지만 반드시 여론조사라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여론조사는 맹점이나 허구성이 있기 때문에 여론수렴 방법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위의 활동이 끝나면 표결처리 한다고 합의했다”며 “여론조사가 여론수렴의 절차라는 논리로 여론조사가 없으면 물리력으로 저지한다는 것은 합의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국민의 여론이 어떤 것인지 객관적 조사를 통해 정확하게 측정해서 법안에 담아야 한다”며 “일반법도 국민 생각을 담아야 하는데 민주 기본질서를 만드는 법은 당연히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6월 처리 전제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라며 “그러지 않고 여당이 단독 제출한 법안을 그대로 독선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스트리아를 공식 방문 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12일 “미디어 관련법은 여야가 이미 약속한 대로 처리돼야 한다”며 “어떤 이유로도 법안처리를 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거나 미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미국을 방문 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미디어 빅뱅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으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미디어 법안이 그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시국회를 앞두고 미디어법 국회 통과의 열쇠를 쥔 국회의장과, 방송관련법 주무부처의 수장이 국외에서 지원사격에 나선 셈이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6일 “언론악법과 관련해서는 정부 원안대로 처리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 한번도 변치않은 저의 소신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3당은 물론 ‘미디어행동’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와 다각적인 저지투쟁 계획을 마련해 대국민 여론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4일 관악산에서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산행대회를 갖고 31일에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자전거 행진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또 다음 달 1일부터는 여의도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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