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의 메카 `G밸리`] "예쁜 건물이름 어디 없소"](https://img.etnews.com/photonews/0905/090513041258_1842913912_b.jpg)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D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 김모씨(29세). 그는 지난 봄 D기업 면접당시를 회상하면 식은 땀이 난다. D기업을 찾다가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 고만고만한 건물에 특색없는 이름의 G밸리 건물들은 초행길인 김모씨를 미아로 만들었다.
건물은 온통 ‘1차, 2차, 3차’였다. 겨우 건물을 찾아서 들어가보니 D기업이 없었다. ‘1차’가 아닌 ‘3차’였기 때문이다. 서둘러 택시를 타고 해당 건물을 외쳤지만, 택시기사도 내비게이션에 나오지 않는다며 한참을 헤맸다. 예정된 면접시간은 다가오고 목적지는 찾지 못했다. 겨우 해당 회사에 다시 전화를 걸어 건물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찾을 수 있었다.
G밸리에는 80개 정도의 아파트형 공장 건물이 들어서 있다. 건물 이름은 건설회사 이름이다. 건설사가 건물 분양 순서에 따라 마구 붙였다.
G밸리내 ‘에이스’가 이름에 들어간 건물만 10동이나 된다. 에이스테크노타워 1차, 2차, 3차 등등. ‘대륭’이 건물명에 들어간 것도 12동이나 되며, ‘이앤씨’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건물도 5동이나 된다. 이밖에도 벽산, 코오롱, 우림 등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건물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G밸리를 처음 찾는 방문객이 제대로 위치를 찾지 못하거나 우편물이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건물이라고 해도 배열이 순서대로 돼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들은 동순서대로 돼있어 찾기가 편리하지만 G밸리 내 아파트형 공장 건물은 그렇지가 못하다.
우림라이온스밸리는 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에 있지만, 우림라이온스밸리2는 독산역에서 내려야 찾을 수 있다. 우림라이온스밸리2(독산역 부근) 입주기업인 루먼텍 박춘대 사장은 “우림라이온스밸리(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로 가야 할 퀵서비스가 잘못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이곳에선 평소에 잘아는 건물이 아니면 기억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김관택 케이엘피코리아 사장은 “건설사들이 사전에 이름을 짓고 분양하기에 이를 수정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독창성 없는 이름은 여러가지 불편을 낳게 마련이다. 앞으로 들어설 건물이라도 입주기업과 충분한 토론을 거쳐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짓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