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왕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36년 역사상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시장 회복과 1년 이상 지연돼온 MS의 야후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각) MS가 채권 발행을 통해 37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MS는 각각 5·10·30년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5년물의 수익률은 미 국채 대비 2.971%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MS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얻은 현금을 주로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S의 주가는 지난해 34%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MS는 채권 발행 취지서에서 채권 발행의 순이익금을 통상적인 기업활동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스털링스테이머스자산운용의 마이크 캐스트너 부문장은 “MS는 ‘슈퍼 블루칩’으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구성 시 선호할 만한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MS의 현금 보유액은 250억달러에 달하며 신용 등급도 ‘AAA’로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MS의 이번 결정이 신용 시장에 해빙기가 도래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시스코시스템스는 지난 2월 4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MS의 IT 기업 인수 시나리오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외신은 MS가 야후 또는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을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최근 인터넷 검색 사업 강화를 위해 여전히 야후와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MS는 현재 특별한 인수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MS가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수익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예산을 늘려 구글과 싸우기 위한 경쟁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MS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채권 발행은 현금이 모자라 자금 조달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 개선과 우수한 신용등급을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