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공회전을 거듭해온 1000억원 규모의 지방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이 올 하반기 본격화한다.
은행권 마지막 차세대시스템 시장으로 꼽히는 지방은행이 사업에 착수함에 따라 올 연말을 전후로 마무리되는 수도권 은행 차세대사업을 대신해 금융IT 시장의 새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대형 금융그룹사에 편입되지 않은 대구·전북·부산은행 등 순수 지방은행 세 곳 가운데 대구은행이 이르면 이달 말 관련 업계에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최대 500억원 규모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에 착수한다. 대구은행이 전행 차원의 IT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1999년 신종합온라인시스템 구축 이후 10년 만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2005∼2006년 부산은행과 추진하던 IT 인프라 공동 활용사업이 무산되면서 한 차례 사업 기회를 놓쳤으며, 지난해 갑작스러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사업을 연기했다.
대구은행은 경쟁력 강화와 시스템 보완을 위해 더는 사업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최근 △계정계 △다중채널통합(MCI) △통합단말 △기업용애플리케이션통합(EAI) △메타데이터 관리의 5개 영역에 걸친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대구은행은 7∼8월 사업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하고 구축사업자를 선정한 후 올 연말이나 내년 초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운용 중인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 여부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전북은행 역시 금융위기 등으로 사업을 연기하다가 최근 계정계 서버 인프라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북은행은 지난 1997년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비롯해 뱅킹시스템을 바꿨던만큼 기존 코어뱅킹 솔루션은 유지하면서 계정계 서버와 DBMS만 교체 및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전북은행은 이달 말께 내부 경영혁신위원회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에 착수, 오는 11월까지 구축 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한편 지방은행 세 곳 중 부산은행만 사업 계획을 확정 짓지 못했으나 내부적으로 차세대사업 지연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진데다 수년째 사업 연기를 반복하는 ‘동병상련’을 겪어온 다른 지방은행마저도 사업에 나서면서 연내 사업계획을 확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은행 측은 “먼저 본점에 운영 중인 전산센터 개축 혹은 이전 사업을 완료한 후 차세대시스템 사업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1000억대 시장 열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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