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선 지금 청정기술에 자금이 몰립니다. 나노기술과 재생가능 에너지, 전기차 부문 등의 투자가 예년대비 94%나 늘었습니다.”
12일 대덕에서 열린 국제혁신클러스터콘퍼런스(ICIC대덕)에서 기조강연을 위해 내한한 러셀 핸콕 조인트벤처실리콘밸리네트워크 회장은 “지난해 금융문제로 인해 압류주택이 144% 늘고, 벤처펀딩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나 그린테크놀로지 분야는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린 부분만은 기업 수가 24% 증가했습니다. 일자리도 늘었습니다. 그린 관련 투자부문이나 직종도 IT를 접목한 에너지 효율이나 수자원관리 등으로 다양해졌습니다.”
최근의 실리콘밸리의 경향을 설명한 핸콕 회장은 이어 전반적인 실태는 여전히 침체국면이라고 소개했다.
“경기는 미국 전체로 보면 생산이 10% 추락했고, 실리콘밸리는 7.7% 하강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펀딩이 활기를 띠어야 경제가 회복된다고 할수 있는데, 지금은 지난 12개월간 주춤거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핸콕 회장은 “과거에는 기업 몇 개가 기업공개(IPO) 했느냐로 경기 활성화 정도를 점검하기도 했지만(예년에는 10∼15개, 최근엔 2개) 지금은 맞지 않다”며 “수익이 잘 나는 기업일수록 기업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로 최근의 트렌드를 설명하며 실제 경기상황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도 있다고 털어놨다.
대덕특구와의 우호적인 관계 설정에 대해 시스템적으로 곤란하지만 개별기업 간 협력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핸콕 회장은 “실리콘밸리가 민간 주도형이기 때문에 한국의 관주도형 섹터와 협력 대상 자체를 찾기가 어렵다”며 “그러나 기업간 필요한 부분은 서로 연결시켜 협력을 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핸콕 회장은 또 “미국도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강제적으로 공장을 짓거나 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기업 CEO 등 톱레벨 경영진의 정책 결정에 따라 자연스레 경제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