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면도 작은 정부가 돼야

  조직은 사업의 필요성에 의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기업이 유연한 조직운영을 선호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을 위해 사업을 줄이거나 말도 안 되는 사업을 벌이는 기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생산성과 효율 측면에서 비경제적인 운영은 결국 파멸을 초래할 뿐이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의 대국대과(大局大課)제가 끝을 냈다. 전체 개수는 줄이고 실행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개편이라고 해석한다. 실물경제를 중요시하는 이명박 정부의 어젠다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다. 일부 공무원의 불만도 있었지만 강력한 드라이브로 정부부처의 조직이 상당수 줄어들게 됐다.

 여기서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외형적인 ‘작은 정부’가 과연 가벼운 몸집의 상황 대처와 효율을 가져다 줄 것인지 하는 점이다. 단지 정권의 어젠다를 실현하기 위한 과도한 액션이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상황적 대처라면 그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다. 산업은 다양화, 세분화돼가는데 정부 조직을 큰 덩어리로 묶어 나간다면 ‘역행’이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민첩한 대응을 중요시하는 정부의 의지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혹여 있을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도 대비해야 한다. 정부의 조직은 정권이 좌지우지하는 게 아니라 산업과 시장, 국민의 여론이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리보존을 위해 반대하는 것도 옳지 못하지만 의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발상 역시 옳지 못하다.

 이미 정부부처의 조직개편은 끝났다. 이제 의도한 만큼의 효과를 유도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예상 외 결과에 대한 만반의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초 단위로 바뀌는 ‘글로벌 경쟁의 틀’에서 잘못된 경제부처의 조직개편은 낙오를 뜻한다. 외형적인 작은 정부가 아니라 시장을 중요시하고 자율을 우선하는 내면적인 작은 정부가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