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가 2012년 도입할 예정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의무 할당제(RPS)의 목표가 지나치게 높아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제도를 적용받을 에너지 공기업들이 2011년까지 공급 가능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 공급 전력량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한 반면, 이듬 해인 2012년 RPS 도입에 따른 신재생 에너지 발전 할당량이 공급 전력량의 3%로 설정돼있기 때문이다.
13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와 지식경제부의 자료에 따르면 RPS의 적용을 받는 9개 에너지 공기업 가운데 전력 판매업체인 한국전력을 제외한 한국수력원자력 등 8개 기업들은 2011년까지 정부와의 신재생 에너지 공급협약(RPA)상 자체 발전량 가운데 1.22% 정도를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올해 초 정부에 제출했다. 이를 위해 투입될 비용만도 1조8천886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2012년부터 시작되는 RPS상 신재생 에너지 할당량은 발전량의 3%로, 2011년까지의 계획으로는 할당량 달성이 불가능에 가깝다.
계획상 2011년 말까지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3%를 채울 수 있는 곳은 서부발전과 지역난방공사,수자원 공사 등 3개에 불과하고 발전량이 가장 많은 한국수력원자력은 0.8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RPS가 첫 도입되는 2012년 3%를 시작으로, 이들 에너지 공기업의 신재생 에너지 공급목표는 해마다 높아져 2020년에는 10%로 늘어난다.
물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부족한 부분만큼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을 해 인증을 받은 다른 업체로부터 공급인증서를 사들여 채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채우기 힘든 목표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발전설비를 마련하는데는 설치단가가 낮은 풍력발전(200만원/kW)을 기준으로 해도 2012년까지 10조3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너지 공기업들의 신재생 에너지 활용을 촉진하려면 2011년까지 달성할 수 있는 선보다 좀 더 높은 수준에서 할당량을 설정할 필요는 있지만 정부가 과거의 신재생 보급목표 미달성 부분을 채우기 위해 단 번에 너무 높은 수준을 할당량으로 설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RPS 도입으로 투자비용 부담을 메우려면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경부의 자료상 2012년 3%, 2020년 10%의 의무 공급량 목표 달성을 가정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입 첫 해인 2012년 1.12% 인상을 시작으로 매년 인상이 이뤄져 2020년까지 4.77% 정도의 요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회 지경위는 검토 보고서에서 “대형 발전사업자가 2011년 말까지 발전량 중 1.22% 정도만을 생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12년부터 3% 이상 공급의무화하는 것은 자원 부존량, 설비 설치를 위한 건설 소요기간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 당국자는 “2012년 신재생 발전 3% 목표는 하나의 시안”이라며 “검토를 거쳐 적정한 선에서 목표를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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