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시황 악화 탓에 제품을 생산하면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반도체 시장의 출혈경쟁에서 올 1분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미국, 일본의 경쟁업체들에 판정승을 거뒀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D램 업체인 엘피다는 12일 1분기(2008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465억 엔의 매출과 494억 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기 대비 매출은 24.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분기 579억엔 손실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영업적자는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매출이 줄고 손실이 더 커져 영업손실률은 106%를 기록했다.
엘피다는 1분기 매출 감소 때문에 D램 업계 3위 자리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사에 넘겨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인 일본 도시바는 최근 올 1분기(2008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부문이 2천440억 엔의 매출과 1천250억 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는데 1년간 영업적자가 2천799억 엔에 이르렀고,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 적자가 집중됐다. 1분기 영업손실률은 51%를 기록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올 1분기(2009 회계연도 2분기)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오르면서 9억 9천3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손실이 7억 5천1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영업손실률도 71.3%를 기록했다.
대만 D램업체인 난야테크놀로지, 이노테라메모리스 등도 올 1분기 영업손실률이 각각 135.2%, 72.6%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손실률이 12.8%를 기록해 비록 영업적자를 내기는 했지만, 엘피다나 마이크론에 비해 선방했고, 하이닉스도 39.2%의 영업손실률로 일본, 대만업체들에 앞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일본, 대만 업체들과 비교해 나노 공정이 앞서 있는 데다, 1분기에 엔고가 계속되면서 가격 경쟁력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게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만 D램업체들은 대규모 영업적자로 설비 투자에서 삼성전자에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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