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녹색산업 등 미래 신성장동력산업 지원을 위해 상반기 중 1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다. 또 부실 대기업을 사들여 경영을 정상화해 파는 방식의 구조조정에도 나설 예정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위기 극복과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녹색산업을 포함한 성장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펀드 결성 계획을 발표했다.
민 행장이 밝힌 펀드는 그린퓨처·R&BD매칭·미래스타펀드 3개다. 그린퓨처펀드는 5000억원으로 결성해 최대 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녹색성장산업과 신성장 부문에 지원된다. R&BD매칭펀드는 정부자금지원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로 결성된다. 미래스타펀드는 잠재력이 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5000억원(향후 1조원으로 확대 가능) 규모로 만들어진다.
민 행장은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도록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경제위기 상황에 있지만 일자리 창출과 시장 안정 측면에서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대기업이 넘긴 계열사를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얹어서 시가에 인수해 3∼5년 후 시장이 회복되면 높은 가격에 팔아 차익을 돌려주고 우선매수청구권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핵심 계열사를 잠시 산업은행에 맡겨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우량 기업으로 탈바꿈하면 해외에서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수 있고, 매각한 계열사도 판 가격에 약간의 비용만 얹어서 되살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며 선제적 구조조정을 해야 경제위기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대기업들은 우리를 활용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민 행장은 이와 함께 2020년까지 20대 글로벌 기업금융투자은행(CIB)으로 발돋움한다는 ‘비전 20-20-20’도 공개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스, 기업 구조조정, 사모주식펀드(PEF) 등 강점이 있는 금융산업 수출을 추진해 이루는 것으로, 우선 아시아에서 금융네트워크를 만든 뒤 2단계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미주와 유럽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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