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시장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고객 통합 정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대대적인 메타데이터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메타데이터관리 프로젝트는 차세대시스템 같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표준관리를 위한 선행 사업으로 진행되곤 한다. 하지만 대우증권은 대형 시스템 구축에 이은 후속 프로젝트로 이 과제를 추진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빠듯한 일정상 메타데이터관리시스템 구축까지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향후 추진과제로 남겨뒀던 것이다.
또한 기간계 업무와 개별 정보계 업무 영역에서 그동안 사용해온 표준을 최대한 수용한 단위업무 표준과 이를 전사적으로 통합한 전사표준을 모두 반영해 복수 표준체계로 구축한 점도 특징이다. 여기에 사전 표준화 컨설팅 작업 없이 자사 고유의 전사표준화 관리체계에 기반해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우증권 인프라개발부 김종헌 과장은 “대부분의 메타데이터관리 프로젝트는 차세대시스템과 같이 전체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데이터웨어하우스(DW)를 개발하기에 앞서 진행한다”면서 “대우증권은 차세대 프로젝트 일정상 시간이 촉박해 시스템 구축 시기를 연기했지만 사전에 기간계 업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은 수행했다”고 말했다.
◇데이터 공유·통합 필요성 제기=대우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서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금융상품과 투자수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스템간의 데이터 공유와 통합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했다. 또한 차세대시스템 구축 이후 새로 구축된 데이터 구조와 표준에 대한 향후 지속적인 유지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대두됐다. 이에 대우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메타데이터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해 올해 2월 23일 시스템을 오픈했다.
대우증권은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 4개월간 사전 준비 작업을 통해 △전사 데이터 아키텍처 구축 △전사에 걸쳐 데이터 표준화 확대 적용 △데이터에 대한 품질관리체계 확립 △데이터 관점의 변경영향도 분석 및 변경통제 등의 4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사 고유의 데이터 아키텍처 구축과 전사표준화 관리체계를 수립했다. 또 기간계 시스템의 전사표준화와 정보계 시스템의 단위표준을 정의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복수의 전사 데이터표준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대우증권의 이번 프로젝트가 계획만큼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특히 차세대시스템 구축 이후 프로젝트를 진행한 만큼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이 더 많았다. 일반적으로 메타데이터시스템을 선행 프로젝트로 먼저 구축할 경우 이후 구축되는 모든 시스템이 동일한 표준 환경에서 개발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를 선호하는 이유다. 하지만 후행 프로젝트로 메타데이터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다시 표준에 맞춰 새로운 시스템과 기존 시스템을 이중으로 정비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다. 게다가 기존 시스템과 연계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대우증권의 경우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간계 업무에 대한 사전 표준화 작업을 이미 해놓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이를 십분활용했다. 정보계 시스템의 단위 업무들에 대한 용어를 새롭게 정의할 때 이미 정의된 기간계 시스템의 표준화를 롤 모델로 삼았다. 이로써 상대적으로 우려가 많이 제기됐던 표준화 작업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김종헌 과장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표준화 작업이 8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 중요했다”며 “특히 기간계 시스템의 표준화는 규모도 제일 크고 가장 최근에 정의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롤 모델로 삼았다”고 말했다.
◇표준화 컨설팅 작업 ‘패스’=대우증권은 자사 고유의 전사 표준화 관리체계에 기반해 사전에 표준화 컨설팅 작업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메타데이터관리 프로젝트는 솔루션(패키지)에 맞춰 표준화작업을 수행한 후 이를 포팅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형적인 업체주도의 개발방식인 것이다.
하지만 대우증권은 직접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대우증권이 이처럼 사전 컨설팅없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자신감은, 10년 이상 독자 개발한 전사 용어사전을 근간으로 다양한 시스템의 표준화 노력을 해왔던 데서 비롯된다.
대우증권 인프라개발부 정학수 팀장은 “메타데이터관리시스템과 같은 시스템적 통제절차는 없었지만 그동안 전사 용어사전을 통해 나름의 표준화를 유지해 왔다”며 “또 차세대시스템 구축과정에서 기간계 업무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수행했기 때문에 별도의 표준화 관련 컨설팅 작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현재 기간계 부문의 전체 10개 업무와 정보계 8개 업무에 대해 메타데이터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규모나 중요도 측면에서 고려했을 때 전체 데이터의 80% 이상에 해당한다. 나머지 업무에 대해서는 업무적인 성격의 차이로 인해 메타데이터로 관리해 나갈지에 대해 현재 검토중이다.
한편 대우증권은 메타데이터관리 솔루션으로 국산 업체인 지티원을 선정했다. 그당시 지티원의 경우 금융권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에 도입 여부를 놓고 대우증권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헌 과장은 “금융권에 많이 구축된 솔루션을 도입할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보다도 전사 표준에 맞춰 각각의 단위 업무들이 독립적으로 정의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지티원 솔루션의 경우 이런 사상들이 패키지에 잘 녹여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업체에서 통용되는 패키지 관리 수준은 표준관리, 모델관리 등의 영역인데, 대우증권의 경우 형상관리 일부와 DBMS 운영 관리 부분도 요구했다”며 “초기 고민했던 것보다 범위가 커졌는데, 이런 부분까지 잘 수용해 줬다”고 말했다.
◇기사적인 효과 많아=대우증권은 메타데이터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표준 아키텍처 관리업무를 시스템화했다. 이로써 정보에 대한 공유성이 강화되고 기존에 비해 활용성도 대폭 증대됐다. IT개발업무 자체의 효율성도 높아졌다. 또 전체 시스템의 안정적인 개발과 운영으로 장애 예방과 고객에 대한 안정적인 IT서비스 제공은 물론, 신규서비스의 신속한 개발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조직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지원하고, 관리체계의 자동화를 통해 증가되는 데이터의 중복성 검토 및 비용 효율적인 데이터 아키텍처 검토가 용이해졌다. 이 외에도 △코드통합 △모델과 DB의 통합관리 △표준준수도 관리 △DB 변동 상태 관리 △업무간 데이터흐름 등이 가시화된 것이 눈에 띄는 효과들이다.
정학수 팀장은 “표준을 관리하는 시스템인 만큼 처음에는 다소 불편스럽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효과가 배가되기 마련”이라며 “시스템별로 표준에 대한 준수도가 나오는데 현재 95% 수준으로 계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