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미국 자동차 업계가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울산발 보도를 통해 미국 자동차 빅3중 포드, 크라이슬러와 함께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한미 FTA에 강력 반대하고 있으며, 한국에 GM대우차를 보유중인 GM만이 반대 대열에서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모란 포드 자동차 대변인은 작년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가 133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이중 80%는 자동차와 관련된 것이라면서 한국은 외국 자동차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장벽이 관세와 관련된 것만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판매되는 미국 자동차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비록 울산항에 미국과 유럽으로 나가야 할 수출 차량들을 작년에 비해 2배나 많게 쌓아놓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현대와 기아차의 지난 4월까지 판매량이 3.6% 감소에 그치며 선전하고 있다. 이는 미국 및 다른 외국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량이 같은 기간 37.4% 감소한데 비하면 엄청나게 낮은 수치로 현대와 기아만 나홀로 선전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은 한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부과하는 2.5%의 관세를 폐지하고,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8%의 세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게된다. 하지만 한국의 자동차 시장이 크지 않은데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이 좋지 않아 한미 FTA가 비준되더라도 문제는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역협회의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장은 “한국에서는 미국산 자동차의 인기가 매우 낮다”면서 “일제나 유럽산 자동차의 품질이 미국산 자동차에 비해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내에서도 농민들은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며 한미 FTA에 반대하고 있고, 현대자동차 노조도 반대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한.미 FTA 협정문의 내용을 수정하는 형식은 하지 않는다는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히는 등 한국 관리들은 재협상 불가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또 미국이 협정을 비준하지 않으면 한국은 유럽연합과 먼저 FTA를 체결할 가능성도 높은데 이 경우 미국에 불리하게 될 것이라고 타미 오버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경고했다.
대외무역협회의 윌리엄 라인쉬 회장은 파나마 및 콜롬비아와의 FTA를 먼저 처리한뒤 한국과의 협정을 처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반면, 제조업계를 대변하는 전미제조업협회(NAM)의 프랭크 바고 국제경제담당 부회장은 “자동차 문제에 관한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한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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